말본골프, 성수동에 새로운 공간 ‘말본 성수’ 열어… 골프를 넘어 일상으로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7월 4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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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공동창립자이자 공동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스티븐 말본(Stephen Malbon)과 에리카 말본(Erica Malbon) 부부.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골프웨어 브랜드로 알려진 말본(Malbon)이 4일 서울 성수동에 새로운 복합 스토어 ‘말본 성수’를 열었다. 말본 골프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닌 말본 성수다. 단순히 골프웨어를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말본이 지향해온 말본 브랜드 색을 담겠다는 의도다.

브랜드 공동창립자이자 공동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스티븐 말본(Stephen Malbon)과 에리카 말본(Erica Malbon) 부부가 두 아들과 함께 성수동 매장 기자간담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말본이 추구하는 브랜드의 결이 그대로 전해지는 장면이었다. 골프장에서 출발한 브랜드가 이제는 여행과 음식, 음악, 아이와 보내는 시간 같은 일상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말본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스티브 말본과 아들. 말본 부부는 매장 오픈 행사에 두 아들과 함께 참석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미국 LA에서 출발한 라이프스타일 말본이 한국에 처음 들어온 건 2021년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해외여행이 막히자 국내 골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골프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났다. 말본은 그 시기를 기점으로 ‘스트리트 감성의 골프웨어’라는 낯설지만 새로운 포지션을 선보이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하이라이트브랜즈가 국내 유통을 맡았고 백화점 편집숍과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채널을 넓혀왔다.

스티븐 말본은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라면서 “코로나 이후 젊은 골퍼가 정말 많이 늘었고 골프를 치지 않는 분들 중에도 말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흐름이 한국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말본 성수의 공간은 에리카 말본이 디자인했다.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에리카는 말본의 의류 컬렉션뿐 아니라 브랜드 비주얼과 매장 디자인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인물이다. 이번 성수 매장을 설계할 때도 서울이라는 도시의 리듬을 읽어내려 노력했다고 했다. 실제 매장에는 한국 전통 문양이 곳곳에 녹아 있다. 문양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말본 특유의 색감과 그래픽 언어 안에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재해석한 방식이다.

그녀는 “서울과 성수동은 굉장히 역동적인 곳이다. 새로운 감각을 수용하는 힘이 강하고 동시에 전통적인 미감이 여전히 살아 있다”면서 “우리는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매장 구조는 한 방향으로 걷게 하는 동선 대신 자유롭게 머물고 움직일 수 있는 구조로 짜여 있다. 건물 코너에 있는 매장 두 면을 통창으로 설계한 것도 내부와 외부의 접점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의도된 것이라고 한다.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시간대에 따라 분위기를 바꾸고 제품 사이사이에 배치된 오브제와 아트피스는 의도적으로 천천히 둘러보다보면 발견되는 구성을 노렸다고 한다. 스티브 말본은 커피를 마시면서 가볍게 둘러보고 잠깐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말본은 그동안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라는 브랜드 철학을 꾸준히 이야기해왔다. 골프장이 점수와 경쟁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교류하는 장소라는 데서 출발한 개념이다. 말본 성수도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구매를 위한 매장이라기보다는 브랜드의 분위기를 체험하는 공간이 되겠다고 한다.

스티브 말본은 “말본 성수는 공간이 단순한 골프웨어 매장이 아니라 말본의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실험적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수가 가진 도시성과 창의성, 젊은 감각이 공존하는 장소라는 점도 브랜드가 지역명을 매장명에 직접 붙인 이유 중 하나다.
말본 성수 매장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매장에서는 골프웨어뿐 아니라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옷, 모자, 가방, 미니백, 파우치 같은 액세서리 제품들도 함께 구성됐다. 골프를 치지 않아도,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소비할 수 있도록 구성된 셈이다. 일부 제품은 성수점에서만 판매하고 시즌별로 글로벌 협업 컬렉션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말본은 골프를 넘어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의 지평을 넓혀왔다. 자동차 브랜드 렉서스, 주류 브랜드 버드와이저,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 등과의 협업은 단순한 콜라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말본은 패션과 스포츠뿐 아니라 자동차, 음악, 예술, 심지어 요리와 가족의 시간까지 포괄하려는 ‘열린 브랜드’를 지향한다.

스티븐 말본은 “우리는 말본을 특정 장르에 가두고 싶지 않다. 패션 브랜드이자 문화 브랜드이고 동시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브랜드다”라며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 다른 골프웨어와도 협업해 왔다.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협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본은 2017년 LA에서 출범한 브랜드로 골프 문화에 스트리트 감성과 예술적 요소를 결합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뉴욕 소호, LA 페어팩스, 마이애미 코코넛그로브 등에 매장을 운영 중이며 ‘말본 성수’는 아시아 시장 확장의 첫 거점으로 브랜드의 철학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말본은 앞으로도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더 넓혀갈 계획이다. 단순히 유통망을 확장하기보다는 말본이 가진 감각과 이야기를 더 많은 도시에서 전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성수에서 시작한 이번 시도가 그 첫걸음이다.

오픈을 기념해 오는 7월 13일까지 한정 럭키백 이벤트가 진행된다. 40만 원 상당의 제품을 10만 원, 100만 원 상당 제품은 30만 원에 선착순 판매한다.
말본 성수 매장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말본 성수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을 모아 볼 수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에리카 말본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 황소영 기자fangso@donga.com


말본 성수 매장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말본 성수 매장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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