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쏠림’ 지적한 한은…직원에 저리로 수천만원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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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7일 0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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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4% 저리로 최대 5000만원 대출…122명 총 48억원 받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7.6/뉴스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7.6/뉴스1
한국은행이 직원 복지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1인당 수천만 원 규모의 주택자금 대출을 운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으로 시중 유동성이 쏠리는 데 우려를 표해온 한은이 내부적으로는 우대조건의 대출을 제공해 온 점에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한은은 직원 122명에게 총 45억 8000만 원의 주택자금 대출을 취급했다. 1인당 평균 대출금은 약 3800만 원이며, 적용 금리는 연 3.4% 수준이었다.

한은의 직원 대상 주택자금 대출 잔액은 2022년 말 58억 원에서 지난해 말 45억 2000만 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다시 소폭 증가했다.

해당 대출은 근속 1년 이상의 무주택 직원이 신청할 수 있으며, 최대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이 이뤄진다.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은 최장 20년 동안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고, 전월세 보증금 대출의 경우 계약이 끝난 뒤 일괄 상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사내 대출 제도는 금융권에서도 흔치 않은 복지다. 금융감독원은 2020년 직원 대상 주택자금대출 제도를 폐지했고, 현재는 지방 근무자 숙소 지원과 생활안정자금 대출만 유지하고 있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0원이었다.

시중은행 역시 자체 대출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은행 직원이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면 재직 중인 은행이 아닌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야 하며, 일반 고객과 유사한 금리가 적용된다.

대출 금리도 외부 금융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예금은행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4.2%로, 한은 자체 대출 금리보다 0.8%포인트가량 높았다.

또 한은의 사내 대출은 신용평가사에 공유되지 않아, 시중은행 대출 가능액 산정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시중은행에서 1억 원을 빌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직원이라면, 내부 대출 덕분에 최대 1억 5000만 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복지제도는 가계부채 관리와 수도권 부동산 쏠림 완화를 강조해 온 한은의 정책 기조와 다소 결이 엇갈린다는 평가도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인하하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해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 측은 주거 안정을 위한 무주택 실거주 요건을 적용해 갭투자를 막고 있으며, 은행연합회 공시 주담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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