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X ‘SHLD’ 올해 수익률 57%
유럽 방산기업 35% 편입해 차별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방산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요 방산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순유입도 가장 많았다.
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래에셋 글로벌X의 ‘글로벌X디펜스 테크(SHLD)’의 올해 수익률이 57.7%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글로벌 방산 ETF인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ITA·27.6%)’ ‘SPDR S&P Aerospace & Defense(XAR·24.4%)’ ‘Invesco Aerospace & Defense(PPA·22.1%)’ 등의 수익률보다 두 배가량 높다. 그 결과 SHLD에는 올해 들어 미국에 상장된 주요 방산 ETF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글로벌X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ETF 운용 자회사다. SHLD는 글로벌X가 2023년 미국에 상장시킨 글로벌 방산 ETF다.
SHLD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차별화된 종목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글로벌 방산주 ETF가 미국 기업들에 투자하는 반면에 SHLD의 기초지수인 ‘디펜스 테크 지수’는 유럽 기업을 약 35% 편입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자국 방위비는 낮추고 유럽의 방위비를 증액하도록 압박한 결과 유럽 방산 기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주요 편입 종목인 독일 라인메탈은 올해 들어 178.4%의 수익률을 올리며 SHLD의 수익률을 견인했다. 라인메탈은 유럽 육군의 핵심 전력인 전투차량 및 탄약 시스템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또 전투기, 잠수함, 최첨단 무기 등 다양한 군용 항공·해양 시스템을 공급하는 영국 BAE시스템스도 64.7%의 수익률을 올렸다. 또 올해 161%나 성장한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있다.
또 디펜스 테크 지수는 미국 팔란티어 등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차세대 방산주도 빠르게 편입시켰다. 팔란티어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제공해 실시간 전장 정보를 통합하고 군용 의사결정을 정밀하게 지원하는 기업이다. 올해 들어 69.3%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통 방산 기업 사이 지정학적 분산뿐만 아니라 AI, 사이버 보안,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방산 솔루션 기업에도 투자하기 때문에 다른 상품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SHLD는 주요 방산 ETF들이 대부분 투자 중인 보잉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보잉의 매출 대부분이 민간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만큼 향후 AI가 주도할 방산 산업의 미래와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에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SHLD 같은 ‘킬러 ETF’를 발굴할 계획이다. 단순히 유행하는 키워드가 아니라 국가 정책 변화, 산업 구조 재편, 글로벌 거시 흐름과 맞물린 중장기 성장성 있는 테마를 목표로 삼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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