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여윳돈 92.9조원 역대 최대
소득 증가에도 소비 둔화·주택 투자 감소 영향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89.4%…6분기째 하락
일반정부 순조달 40.2조원으로 크게 확대
11일 서울 시내의 한 폐업 식당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경기가 악화되고 소비가 줄면서 내수와 밀접한 업종인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만 7000명 줄며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감소폭은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1년 11월(-8만 6000명)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2025.06.11. [서울=뉴시스]
올해 1분기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소비가 둔화하고,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까지 감소하며 가계의 여유자금이 93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정부는 수입보다 지출을 늘리며 순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경제 여건 악화에 따른 투자 둔화에도 상여금 지급 등 운전자금 수요에 기업들의 순조달 규모는 소폭 늘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1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41조원)보다 22조5000억원 줄었다. 순자금 운용은 경제 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 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소비둔화·입주물량 감소…가계 여웃돈 93조 최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여유자금은 직전분기(62조6000억원)보다 30조3000억원 늘어난 9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치다. 연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한 가운데 아파트 신규입주물량 감소와 소비 둔화 등에 여유 자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소득의 전기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0.8%에서 올해 1분기 2.6%로 늘었다. 하지만 민간소비 증가율은 1.6%에서 -1.4%로 하락했고,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은 지난해 1분기와 4분기 10만8000가구와 9만2000가구에서 1분기에는 9만2000가구로 줄었다.
자금운용은 71조2000억원으로 101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기관 예치금,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금융기관 예치금은 21조2000억원에서 49조7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10조5000억원에서 29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명목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4%로 6분기 연속 하락했다.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3년 2분기 94.1%에서 3분기 94.0%, 4분기 93.0%를 이어가다 지난해 1분기 91.3%, 2분기 90.4%, 3분기 90.2%, 4분기 89.6%를 기록한 바 있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에는 지난해 말 계엄과 탄핵 여파 등 대내외 높은 불확실성에 민간 소비 둔화세가 컸던데 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부채 비율은 6분기 연속 하락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2분기에는 토지 거래 허가 구역 해제 등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늘다가 새 정부 들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과 스트레스DSR 3단계 등 대책에 다시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봤다.
◆정부 순조달 자금 확대…추경 영향은 2~3분기 반영
일반정부 순자금조달은 4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3조900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지출이 수입보다 더 늘어나는 계절적 효과가 작용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51조3000억원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정부 총지출은 201조원을, 정부의 총수입은 159억9000만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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