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평야 지나 정원 또 정원… 여름 ‘홋카이도 가든 가도’ [김선미의 시크릿가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발길 붙드는 정원 8곳 잇는 250㎞
기후-지형 따라 달라지는 풍경에… 다양한 미식 체험도 더해져 풍성
댄 피어슨 설계 ‘천년의 숲’도 눈길
국내 여행업계, 정원 테마상품 선봬

‘일본의 타샤 튜더’로 불린 고(故) 시치쿠 아키요 여사가 홋카이도에 가꾼 시치쿠 가든. 한진관광 제공
‘일본의 타샤 튜더’로 불린 고(故) 시치쿠 아키요 여사가 홋카이도에 가꾼 시치쿠 가든. 한진관광 제공
일본 홋카이도(北海道)가 정원 애호가들 사이에서 여름 인기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동서 250km에 걸쳐 홋카이도 대표 정원 8곳을 잇는 ‘홋카이도 가든 가도(Hokkaido Garden Path)’가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 여행업계도 관련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2009년 브랜드화한 홋카이도 가든 가도는 아사히카와에서 후라노를 거쳐 도카치 지역까지 이어지는 홋카이도 정원 관광의 핵심 코스다. 각 정원은 기후와 지형, 식생이 달라 계절마다 색다른 감각의 풍경을 보여 준다.

●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정원들

롯카노모리(위 사진)와 다이세쓰 모리노 가든. 한진관광 제공
롯카노모리(위 사진)와 다이세쓰 모리노 가든. 한진관광 제공
‘다이세쓰 모리노 가든’은 ‘신들의 놀이터’로 불리는 다이세쓰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히말라야 블루포피와 캄파눌라 같은 고산식물이 풍성하게 피어나는 이 정원에 딸린 레스토랑에서는 홋카이도 출신 세계적 프렌치 셰프 미쿠니 기요미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인다.

‘우에노 팜’은 자연주의 정원 디자이너 우에노 유키가 영국 유학을 마치고 고향 아사히카와로 돌아와 조성한 정원이다. 영국식 정원 철학을 북방 식물과 홋카이도 자연조건에 맞게 섬세하게 재해석했다. 정원 안 카페와 헛간을 개조한 상점도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든다.

후라노 ‘바람의 정원’은 2008년 방영된 동명의 일본 TV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신후라노 프린스호텔에 있는 이 정원은 450여 종의 다년초와 장미가 어우러진 화단이 중심을 이룬다. 방문객들은 정원뿐 아니라 촬영에 사용된 집 내부도 둘러볼 수 있다.

홋카이도 남동부 도카치 지역은 5개 정원이 모여 있는 가든 가도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영국의 세계적 정원 디자이너 댄 피어슨이 설계한 ‘도카치 천년의 숲’은 1000년 후 인류에 남겨줄 숲을 목표로 설계된 프로젝트형 정원이다. 초지 정원과 숲 산책로, 예술 작품 등이 어우러져 생태 복원과 감각적 체험이 동시에 가능한 장소다.

1800종 넘는 침엽수를 보유한 마나베 가든, 정원에서 기른 허브와 과일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도카치힐스, 일본의 타샤 튜더(미국의 유명 정원가)로 불린 고(故) 시치쿠 아키요 여사가 가꾼 시치쿠 가든, 홋카이도 과자 브랜드 롯카테이가 조성한 롯카노모리가 홋카이도 가든 가도의 품격을 완성한다.

● 국내에도 시작된 정원 여행 트렌드

홋카이도 가든 가도는 이미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도 주목받는 정원 여행지로 자리매김했다. 산과 평야, 정원을 따라 이어지는 여름의 홋카이도 여행은 자연의 장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정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정원 인근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지역 특산 재료로 만든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여행의 큰 매력이다.

최근 국내 여행업계에서도 취향 기반의 테마 여행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원은 자연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감각적 공간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숲을 걷고 꽃을 바라보며 감각을 여는 경험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정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진관광 구윤교 과장은 “정원이 단순히 꽃을 보는 공간을 넘어 자연과 인생이 만나는 장소로 인식되면서 젊은 층과 중장년층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취향 커뮤니티로 발전하는 정원 여행은 향후 유럽 같은 다른 지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홋카이도 가든 가도#정원 여행#트렌드#여름 인기 여행지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