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4.6조… 56% 급감
반도체 부진에 美관세 여파 분석
6개 분기만에 최저… “하반기 반등”
삼성전자의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4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인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영업이익이 6개 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올 2분기 매출이 74조 원, 영업이익이 4조6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74조700억 원)과 영업이익(10조4400억 원)과 비교하면 각각 0.1%, 55.9% 줄어든 수치다. 특히 분기 기준으로는 유례없는 1조 원 안팎의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을 쌓으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6조3000억 원)를 크게 밑돌았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진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에 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 및 대중 제재 여파가 겹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재고 충당 및 첨단 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바닥 다지기’에 나선 만큼 올 하반기(7∼12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3분기(7∼9월)와 4분기(10∼12월) 각각 8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4조6000억 HBM 납품 지연-美관세 여파에… 가전-TV도 글로벌 소비둔화 고전 재고 털어낸 반도체, 실적 반등 기대… 오늘 발표 폴더블폰 언팩 효과 예상
삼성전자의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4조6000억 원으로 6개 분기 만에 가장 낮았던 데는 반도체 사업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삼성전자 성장을 견인해 오던 반도체가 이제 ‘실적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관련해 1조 원 규모의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을 쌓으며 3분기(7∼9월)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 실적 발목 잡은 반도체
삼성전자 실적이 발표된 8일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31일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의 2분기 상황은 고전의 연속이었다. 시장이 인공지능(AI) 칩 중심의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로 재편됐지만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납품은 계속 지연됐다. 최근 AMD와 브로드컴 등에 HBM3E 12단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반도체 매출 부진과 재고 증가 현상이 한꺼번에 나타났다.
매 분기 적자를 보인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부 상황 역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주요 고객사의 주문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미국의 대중 제재에 따라 가동률이 하락했다. 이들 사업부는 1분기(1∼3월) 2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봤는데, 2분기엔 손실 폭이 더욱 커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도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전과 TV 사업 역시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소비 둔화가 발생하면서 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MX사업부가 갤럭시S25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추가 하락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 이례적인 충당금 1조 원
시장은 삼성전자가 이날 대규모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을 쌓았다고 공식 발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 부문에 쌓은 충당금 규모는 최대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은 장부에 잡혀 있는 재고 가격이 떨어져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평가할 때, 예상되는 하락분을 미리 반영하는 것이다. 그만큼 영업이익이 하락하게 된다.
결국 삼성전자 스스로 회사가 지닌 재고 반도체의 가치가 낮다고 평가한다는 뜻이다. 구형 HBM 제품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으로 조 단위의 재고자산 충당금을 쌓는 것은 이례적이며, 이를 공식화한 경우도 드물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약 충당금을 쌓지 않았다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조 원대 중반으로 시장 전망치(6조3000억 원)와의 차이가 1조 원 이내로 줄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은 벌써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충당금까지 쌓으며 재고를 털어낸 만큼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점차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고 있다. 여기에 AMD나 브로드컴 등에 HBM을 공급하기 시작한 만큼, 관련 실적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9일 발표하는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을 시작으로 신제품 출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미국 관세 부과 문제와 HBM 품질 등이 하반기(7∼12월)에도 여전히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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