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사태에 보안 강화 나서
KT-LGU+도 투자 확대
보안전문매장-안심보험도 도입
피해 대응-예방 체계 정비
LG유플러스 매장에서 U+ 보안 전문 상담사(왼쪽)가 고객과 보안 상담을 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초유의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로 인공지능(AI) 서비스 마케팅에 집중했던 통신업계가 ‘보안’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유심 오픈런’까지 벌어질 정도로 확산한 고객 불안을 해소하고, 보안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LG유플러스·SK텔레콤 등 통신3사는 일제히 고객 정보 보안 강화에 나섰다. KT는 올 5월 최고경영자(CEO) 직속 정보보안실로 조직을 개편, 조직 전반의 보안 거버넌스 강화에 착수했다. KT의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1250억 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기업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가입자 100만 명당 정보보호 투자액은 90억8000만 원, 가입자 100만 명당 정보보호 인력은 25.1명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많다.
주요 정보통신 인프라의 실시간 사이버 방어 및 국가 핵심 기반시설 서비스 침해 사고 조사 등을 수행하며 자체적 위협 대응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관 국제 사이버 방어 훈련 ‘락드실즈(Locked Shields) 2025’를 통과했다.
올 1월 인공지능(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다음 달 31일까지 가족까지 보장되는 ‘피싱·해킹 안심 보험’을 6개월간 무료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KT 정보보안실 황태선 상무는 “KT는 고객 정보보호를 최우선 경영 가치로 여기며 고객에게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보보호 체계와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8일 “고객 체감 보안을 강화하겠다”며 정보보호백서를 내고 보안 강화 활동 내역을 공개했다. 특히 고객과 직접 만나는 현장을 중심으로 ‘보안 강화’ 서비스를 내건 것이 특징이다.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국 매장에 보안전문상담사를 배치해 보안전문매장으로 탈바꿈했다. 고객들의 호응도 높아 지난달 16일 보안전문매장 운영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서비스 이용자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보안전문매장에서는 스미싱·피싱 피해 상담과 악성 애플리케이션(앱) 탐지, 휴대전화 결제 차단 등 피싱 방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스마트폰에 악성 앱이 설치됐을 때 보이스피싱·스미싱 위험 알림을 카카오톡으로 알려주는 ‘악성 앱 감염 알림서비스’도 업계 최초로 시행 중이다. ‘고객 피해 방지 분석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악성 URL과 악성 앱을 모니터링하며 접속 차단 조치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악성 앱에 감염된 고객 약 9000명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스팸·스미싱·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서울경찰청과의 공조 체계를 수립했으며, 미래 보안 인재 양성을 목표로 숭실대와 협력해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정보보호학과’도 신설했다.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96억 원 늘린 약 828억 원이다. 올해도 전년 대비 30% 이상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킹 사태로 보안 체계 재정립에 나선 SK텔레콤은 정보보호에 향후 5년간 7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플랫폼 기업 중 최대 수준이다. 이를 통해 정보보호 전담 인력을 2배 확충하고 보안 기술·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액을 대폭 늘린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격상하는 등 보안 거버넌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최신 사이버 위협까지 대응 가능한 세계적인 수준의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을 모든 가입자에게 하반기부터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유심 복제 피해가 일어날 경우 외부 기관과 피해 보상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도 도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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