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7.6%… 테슬라-GM 뒤이어
전기차 캐즘에 ‘25%’ 고관세 영향
“EV9 등 현지생산 시작, 실적 청신호”
미국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2위에서 3위로 한 계단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25% 고율 관세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위즈인텔리전스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현대차 자료를 종합하면 올 상반기(1∼6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점유율은 7.6%로 테슬라(42.5%), GM(13.3%)에 이어 3위였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미국 시장에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2021년부터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려 2022년 전기차 판매 2위가 됐다. 이후 2위를 계속 지켜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실제 올 상반기 미국에서 전기차 4만4533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28% 줄었다. 미국 내 전기차 인기가 식은 데다 상반기에는 한국에서 선적해 미국에 가져다 판 전기차 비중이 높았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 실적이 곧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생산라인이 가동되면서 현지 생산을 시작한 전기차 아이오닉9과 EV9이 5, 6월을 합쳐 각각 1000대가량 판매됐다”며 “이 모델들의 판매가 본격화되면 전기차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그룹은 다른 한편으로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에 집중해 실적 방어에 나서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장거리 자동차 운행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충전이 불편한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을 친환경차로 택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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