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는 물론 가축 폐사가 전년 동기 대비 7.6배 급증하며 축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폭염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 육류 가격까지 오르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8일 기준 가축 폐사는 16만123마리로 돼지 2117마리, 가금류 15만8006마리가 폐사됐다. 올해 5월20일부터 8일까지 폐사된 총 가축 수는 37만9457마리로 지난해 동기 4만9799마리 대비 7.6배 급증했다.
폭염으로 인한 축산업 피해가 커지며 7말8초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유통업계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산 돼지고기 시세는 지난해 대비 5%가량 오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8월쯤이면 출하되는 돼지 수가 줄어드는데 올해는 이른 폭염으로 예년보다 빠르게 출하 수가 줄었다”며 “이 때문에 시세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돼지를 낳는 모돈(엄마돼지)의 수가 지난해 7월 대비 3~4% 줄어든 것도 문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상 판매에는 문제가 없지만 여름철 맞이 행사나, 주말 특가를 하기에는 물량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돼지고기는 휴가철에 수요가 급증하는데 폭염이 이어지며 폐사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바이어들이 돈육 수급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초복을 앞두고 닭고기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닭은 자체 체온조절 기능이 없어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체온이 올라 폐사되는 개체수가 급증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년 초복 시즌을 앞두고 닭고기 수요가 증가했는데 폭염이 지속되면 시세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양계장에서 쿨링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폭염이 지속되면서 닭의 생장이 느려지고 폐사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양계장에서는 폐사율이 20%까지 증가한 상황”이라고 했다.
폭염에 취약한 농산물과 수산물의 시세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일 기준 오이(10개) 평균 소매가격은 1만1914원으로 전년 대비 27.0%, 평년 대비 30.5% 올랐다. 수박은 1통에 2만2295으로 전년 대비 20.0%, 평년 대비 27.2%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도 이상 기후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고등어는 평년 대비 68.5% 올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