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 뚫은 코스피…곱버스 1.1兆 베팅한 개미 ‘비명’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7월 11일 11시 07분


코멘트

곱버스 1조 넘게 순매수한 개미…손실 ‘눈덩이’
정부 정책·외국인 수급에 코스피 ‘강세’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경계론도 고개

뉴시스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3개월(4월 11일~7월 10일) 동안 개인은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X2’ ETF를 1조12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로, 해당 기간 동안 ETF 가격은 44.15%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은 ‘KODEX인버스’ ETF도 2111억원을 사들였으나, 이 역시 24.65%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4월 미국의 상호관세율 공개 이후 코스피의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인버스 매수세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코스피는 이 기간 20% 넘게 상승하며 예상과 달리 반대로 움직였고, 이에 따라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최근 증시 상승의 배경에는 정부 주도의 증시 부양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유예되며 불확실성이 완화된 가운데,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도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상법 개정안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지주사,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주들이 최근 증시 강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반도체·방산·조선 등 대형 수주 기대가 높은 업종 전반에서도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는 K-방산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지속적으로 시사했다”며 “2분기 실적은 물론 하반기 이익 추정치도 견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수급도 증시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5월을 기점으로 외국인은 순매수세로 전환했으며, 5월부터 7월 1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만 3조7449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정부는 상법 개정 이후 후속 입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당은 지난 9일 자사주 소각을 원칙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관련 법안은 8월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에는 소득세가 부과되지만, 자사주 소각은 과세 없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며 “자사주 의무 소각이 현실화될 경우, 그간 국내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해온 기존 보유 자사주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해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주주가치 제고는 물론, 투자심리 개선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 증시는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를 넘어 1차 정상화 구간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3100선 이상에서는 추가 상승보다는 단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