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청약을 받은 서울 송파구 위례리슈빌 전용 105.46㎡ 무순위 청약 1채에 7만4051명이 몰렸다. 분양가는 9억2458만 원으로 동일한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20억1000만 원) 대비 10억 원 이상 낮다. 3억 원 이상 현금이 있어야 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차익이 기대되자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상한선을 6억 원으로 제한한 6·27 대출규제 이후 청약 시장에서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출규제가 생기며 분양대금을 치르려면 현금 수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 데다 입주 때도 전세를 놓지 못하고 실거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인기 단지로의 쏠림이 일어나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7∼12월) 서울 인기 지역에서 아파트 청약 일정이 예정돼 있어 이 같은 현상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청약 시장에서도 쏠림 현상
10, 11일 진행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무순위 청약 4채에도 22만4693명이 몰리며 약 5만6000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소형 평수로 분류되는 전용 59㎡도 분양가가 10억 원이 넘어 현금 5억 원가량이 있어야 하지만 1채 공급에 4만6425명이 지원했다.
서울 핵심 지역의 청약 열기와 달리 경기에서는 대출규제가 없던 올해 상반기(1∼6월)에도 입지와 분양가 수준에 따라 미달 지역이 속출하고 있어 하반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반기 1순위 청약을 진행한 14개 지역 25개 단지에서 총 1만1124채 모집에 6만5607건이 접수돼 평균 청약 경쟁률 5.9 대 1을 기록했다. 여주(0.12 대 1), 수원(0.22 대 1), 용인(0.46 대 1) 등 6개 지역의 평균 경쟁률은 미달을 나타냈다. 가장 낮은 경쟁률은 안성시 아양지구B-3-1BL 영무예다음으로 282채를 모집했는데 1순위 접수가 3건에 그쳤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도 미달 단지가 나오며 청약 일정을 조정하는 등 규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려는 단지들이 많다”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는 재건축, 재개발 등으로 공급되는 단지들의 청약이 예정돼 있다.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 분양 예정 물량은 1만9623채로 전망된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은 총 1865채, 일반분양은 219채 규모로 8월 분양이 예정돼 있다. 전용 84㎡ 분양가가 20억4000만 원 수준인데,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10억 원 이상 차이가 나 주요 관심 단지로 꼽힌다.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드 서초(1161채)는 8월, 동작구 사당동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927채)도 9월 중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총 2030채 대단지로 공급되는 영등포구 신길동 더샵신풍역도 10월 분양이 예정돼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트리니원(2091채)은 구체적인 청약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안으로 분양이 예상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1주택 이상이 되면 여러 규제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현금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대출 상한 규제와 실거주 의무 등의 규제 영향으로 청약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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