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2개 두께’ Z폴드7 써보니
2019년 출시 Z폴드1 절반 두께… 화면 분할로 AI 기능 사용 쉬워
접었을 땐 ‘바’형 스마트폰 수준… 아쉬운 ‘카툭튀’는 개선할 과제
삼성전자가 새로 출시한 갤럭시Z 폴드7을 폈을 때(위쪽 사진)와 접었을 때(아래쪽 사진) 모습. 폈을 때 4.2mm로 500원 동전 2개만 한 두께이고, 접었을 때 두께는 8.9mm로 한 손에 딱 들어맞는 크기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동전 2개만 한 두께에 콘칩만큼 가볍다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 폴드7을 11일부터 대여해 사용해 봤다. 무게 215g으로 전작(239g)보다 10.0% 가벼워졌다. 보통 편의점에서 사먹는 100∼110g 무게의 과자 2봉지 수준이다. 두께는 접었을 때 8.9mm, 폈을 때 4.2mm로 이전보다 각각 26.4%, 25.0% 얇아졌다. 폈을 때 기준으로 두께 2.0mm인 500원 동전 2개 정도다.
얇고 가벼워지니 디자인 매력이 크게 높아졌다. 갤럭시Z 폴드라고 하면 묵직하면서 뭉툭한 모양의 ‘사장님폰’이 연상됐는데 이번 일곱 번째 모델은 오히려 젊고 세련된 느낌을 줬다. 2019년 처음 나온 갤럭시Z 폴드1이 접었을 때 17.1mm, 폈을 때 7.6mm라는 점을 생각하면 거의 절반(각각 48.0%, 44.7% 감소)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무게로는 276g에서 22.1% 줄었다. 접은 상태에서 쥐었을 때 한 손에 감기는 그립감이 알맞았고, 무게 부담은 일반 스마트폰보다 덜했다. 올 1월 출시한 갤럭시 S25 울트라 무게가 218g이다.
화면이 커져 활용성이 높아졌다. 폈을 때 기준 전작 7.6인치에서 8인치로 확대됐다. 손바닥 두 개를 펼쳐 손을 모아보면 딱 그 크기다. 가로세로 비율 20 대 18로 정사각형에 가깝다. 보통 11∼15인치인 갤럭시탭이나 아이패드 등 태블릿과 비교하면 소형 태블릿에 가까운 크기다.
디스플레이가 넓어진 만큼 화면을 분할해 영상을 틀면서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등 동시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기 편하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커진 만큼 화면을 분할해 동영상, 게임, 인터넷 등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실행해 쓰는 멀티태스킹에 용이했다. 예를 들어 왼쪽 화면에는 유튜브를 띄워 가지 요리 영상을 틀고, 오른쪽 화면에서는 인공지능(AI)이 해당 영상을 분석해 레시피를 알려주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화면에 원을 그려 검색하는 ‘서클 투 서치’ 기능에서도 강점이 있다. 게임을 하다가 미션을 어떻게 깰지 궁금할 때 게임 창을 내릴 필요 없이 바로바로 서클 투 서치로 검색하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화면이 커지면서 생기는 장점이 폈을 때보다 접었을 때 더욱 크게 와닿았다. 그동안 갤럭시Z 폴드 시리즈는 접었을 때 화면이 좁아서 답답한 느낌이 들고, 키보드 조작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갤럭시Z 폴드7은 접었을 때 6.5인치 크기로 갤럭시S 시리즈와 같은 ‘바(bar)’형 스마트폰과 다름없는 모습을 갖췄다. 현재 기자가 쓰는 6.7인치 갤럭시 S25 플러스와 육안상 큰 차이가 없었고 6.2인치 갤럭시 S25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크다. 갤럭시Z 폴드6은 접었을 때 디스플레이 크기가 6.3인치였다. 이전까지는 불완전한 스마트폰(접었을 때)과 소형 태블릿PC(폈을 때)의 조합이었다면 갤럭시Z 폴드7이 되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두 역할 다 온전히 수행하는 폴더블폰이 된 것이다.
다만 카메라 렌즈가 과도하게 튀어나온 이른바 ‘카툭튀’는 아쉬운 점이었다. 갤럭시Z 폴드7을 책상 위에 올렸을 때 스마트폰이 수평을 이루지 못해 흔들려 불안정해 보였다. 갤럭시Z 폴드7의 형태에 맞춘 케이스를 씌우면 이런 불균형이 보완이 되겠지만 그만큼 제품의 매력인 얇은 두께가 지닌 장점이 줄어들 것이다.
갤럭시Z 폴드7은 네모난 C타입 충전 단자도 겨우 들어갈 수준으로 얇아졌다. 지금보다 더욱 얇게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디자인이나 사용성 측면에서 두께와 크기가 최적화된 단계로 보인다. 앞으로는 설계를 더 고도화해 ‘카툭튀’ 현상을 최소화하고 화면이 접히는 힌지(경첩)를 얼마나 매끄럽게 만들지, 그리고 AI 활용이나 콘텐츠 감상, 업무 활용 측면에서 어떻게 효율성을 높일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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