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음식’ 검색 5년새 3배 이상 증가
골드키위-샤인머스캣-햇감자 등
식품업계, 한정 메뉴 마케팅 치열
“먹거리 넘어 계절 추억할 경험 선사”
식음료업계가 제철 재료를 활용한 메뉴와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날씨가 급변하고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특정 계절과 시기가 아니면 못 먹는 것’을 찾는 ‘제철코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다. 제철코어는 제철이라는 단어에 ‘핵심’을 뜻하는 영단어 ‘코어’를 합친 신조어로 특정 계절에 즐길 수 있는 음식이나 경험을 즐기는 흐름을 가리킨다.
16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39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제철음식’ 키워드 검색량 지수(일일 최대 100 기준)를 분석한 결과 2020년 1월 1일 15에서 2025년 6월 30일 54로 3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제철음식 검색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24년 10월 6일에는 95까지 치솟기도 했다.
식음료 업계는 제철코어 인기에 맞춰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과 기획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제철 제품을 위해 해외 현지에서 제철을 맞은 과일을 직접 공수하거나 국내 농가와의 사전 계약 재배를 통해 공급망을 확보하는 등 재료 수급에도 나섰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뷔페 애슐리퀸즈는 지난달 뉴질랜드산 제스프리 썬골드키위를 활용한 ‘썬골드키위 화이트 롤 케이크’, ‘썬골드키위 피스타치오 밀푀유’, ‘썬골드키위 망고 케이크’ 디저트 3종을 출시했다. 출시 직후 10일 만에 매출이 20% 증가했다. 제스프리의 썬골드키위는 지역별로 제철이 달라 4∼11월에는 뉴질랜드에서 수확된 상품을, 11월부터 3월까지는 제주도와 전남 지역의 키위를 활용한다는 것이 애슐리퀸즈의 설명이다. 앞서 애슐리퀸즈가 2∼3월 진행한 딸기 시즌 뷔페에는 270만 명이 방문해 ‘제철 과일=고객 흥행’ 공식을 증명했다. 두 달간 진행한 딸기 뷔페에 사용된 딸기량은 250t에 달한다.
디저트 브랜드 투썸플레이스는 여름 한정 메뉴로 샤인머스캣 케이크를 출시하며 제철 마케팅에 합류했다. 청포도 특유의 시원한 풍미와 비주얼을 강조한 이 제품은 SNS와 스토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투썸은 샤인머스캣 외에 금귤, 복숭아, 망고 등 계절 과일을 앞세운 디저트 출시를 매 시즌 이어가고 있다. 써브웨이는 여름을 맞아 5월 한 달 한정으로 오이만 들어간 ‘오이샌드위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스낵업계는 하반기 제철인 국내산 햇감자를 활용한 제철 감자칩 생산에 나섰다. 오리온은 6월 23일 수확한 국내산 햇감자로 생감자칩 ‘포카칩’과 ‘스윙칩’을 생산하고 있다. 보성, 당진, 예산, 양구 등 주요 산지에서 수확한 햇감자 약 1만6000t을 계약 재배 방식으로 확보했다. 농심 역시 6월 19일부터 햇수미감자를 사용한 ‘햇수미칩’ 생산에 돌입했다.
제철 식재료의 인기는 품질과 신선도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 이 시기에만 맛볼 수 있다는 희소성은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감성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서 계절을 느끼고 추억할 수 있는 경험에 가치를 두고 있다”며 “앞으로는 제철 식재료를 얼마나 신선하고 감각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브랜드의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