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공터에서 열린 사상 첫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재건축 조합원 총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방식으로 열렸다. 올해 12월부터는 온라인 총회가 허용돼 이런 풍경은 볼 수 없게 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던 2020년 4월. 당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돼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재개발, 재건축 현장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조합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조합원 과반수가 총회에 출석해야 한다는 조항 때문이었죠. 당시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장에서 총회를 열되 조합원이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비상등, 전조등 등으로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드라이브스루’ 총회가 사라질 예정입니다. 지난달 전자투표를 허용하고 12월부터는 온라인 총회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 도시정비법이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부동산 빨간펜에서는 이와 관련한 주요 질문을 파헤쳐 봅니다.
Q. 전자투표와 온라인 총회가 무엇인가요?
“전자투표는 조합원이 총회 또는 대의원회에 직접 가지 않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본인 인증을 거쳐 사전투표에 참여할 수 있죠.
온라인 총회는 현장 총회와 병행해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본인 인증 후 총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하면 직접 출석으로 인정되고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Q. 전자투표의 장점이 무엇인가요?
“서울시에 따르면 총회 비용을 최대 62%까지 아낄 수 있습니다. 한 재건축 조합에서는 홍보요원 운영비를 약 44% 줄였고 총회 참석 수당은 전혀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기존에는 총회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직접 홍보요원을 보내고 참석하는 조합원에게 20만 원 수준의 참가비를 지급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입니다. 서울시 전자투표 활성화 시범사업에 참여한 10개 조합은 이전보다 평균 투표율이 6.5% 높아졌습니다. 한 재건축 조합은 투표율이 81.7%로 집계됐는데 이는 기존(58.5%)보다 크게 오른 수준이었죠. 직접 참석하는 인원이 줄어 장소 대관 비용은 아끼고 총회 준비 기간은 줄었습니다.
사업 속도도 빨라집니다. 총회를 준비하는 데 최대 3개월까지 걸렸지만 이제는 2주 이내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조합원 42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했는데 98%가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하네요.”
Q. 기존에는 서면투표를 운영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자투표와 서면투표의 차이점은 어떻게 되나요?
“서면투표는 총회 전날 오후 6시까지 조합에 도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자투표는 정해진 기간 동안 휴대전화 등으로 본인 인증만 하면 쉽게 참여할 수 있죠. 또 반드시 조합원 본인 명의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거쳐야 투표할 수 있어 서면결의에서 자주 문제가 된 ‘대리투표’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Q. 전자투표 이후 철회하거나 재투표하는 것도 가능한가요?
“전자투표 기간에는 휴대전화 등을 통해 본인 인증만 하면 투표 내용을 바꾸거나 다시
투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자투표를 이미 했더라도 총회 당일 현장에 직접 참석해 현장
투표로 의견을 내고 싶다면, 서면결의서를 취소할 때와 같은 절차(서울시 정비사업 의사
진행 표준운영규정 제23조)를 따라야 합니다.
한 조합원이 서면투표와 전자투표를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겠죠. 이런 때에는 조합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총회 소집 통지문에 미리 제출, 철회 방법에 따라 어느 쪽을 인정할지 규정하는 것이 좋겠네요.”
Q. 전자투표 결과는 조작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심하셔도 됩니다. 전자투표 결과는 투표 즉시 ‘공인전자문서센터’에 안전하게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또 결과가 조작되지 않도록 조합은 결과를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즉시 공개하고, 조합원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과에 대한 위·변조 의심이 생기면 조합, 조합원, 그리고 공인전자문서센터에 각
각 저장된 투표 결과를 비교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이런 걱
정을 줄이기 위해 늦어도 12월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전자투표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공공검증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Q.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한 보완책은 어떻게 되나요?
“먼저는 총회 책자에 본인 확인 방법, 전자투표·온라인 총회 활용법 안내서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자투표 애플리케이션에서 글씨 크기를 키우고 음성 안내 기능을 추가해 고령 친화형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죠. 조합에서 온라인 총회 체험 부스를 미리 운영하는 것도 좋습니다.”
‘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언제든 e메일(dongaland@donga.com)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