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가 알아서 진화한다’…현대차, SDV 전환 기반 기술 특허 출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7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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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처럼 기능별 버전 통합 관리
차량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가능해져
치열해지는 글로벌 SDV 시장 경쟁
현대차, 내년 SDV 시범카 공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 이십오(Pleos 25)’에 전시된 E&E 아키텍처 모습. E&E는 차량의 모든 전자 시스템을 통합하고 지탱하는 일종의 ‘디지털 뼈대’로도 불린다. 현대자동차 제공.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도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하며 더 스마트하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내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범 차량 ‘SDV 페이스카’ 출시를 앞둔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혁신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 현대차, SDV 기반 기술 특허 출원

현대차는 최근 한국과 미국에 ‘차량 제어 시스템’ 특허를 동시 출원했다. 이 특허의 핵심은 차량 내 2만 개 부품을 제어하는 수십 개 컨트롤러(ECU·전자제어장치)의 버전 정보를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기술이다.

각 차량에 최적화된 서비스만 제공하는 무선 업데이트(OTA) 기술로, 기존 자동차에 새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이 기능이 지원되는 차종인지, 아닌지’를 두고 발생했던 호환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스마트폰이 기기 사양에 맞는 앱만 설치하듯, 차량도 자신의 하드웨어 구성에 최적화된 서비스만 자동으로 선별해 추가하게 되는 것이다.

SDV 시대에는 차량 기능이 소프트웨어로 정의되고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만큼 이러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기술이 SDV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OTA 등을 통해 추가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간단한 내비게이션 디자인 변경, 디스플레이 테마 등에 한정돼 있었다. 올해 3월 기아가 좋아하는 프로야구 구단의 디스플레이 테마를 선택하면 해당 팀에 맞춘 계기판 그래픽, 시각 효과를 적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가 그 사례다.

하지만 향후에는 차량 제어시스템을 통해 쇼핑몰 ‘자동 발렛 파킹’ 서비스와 같이 자율주행 기술과 결부된 서비스들이 업그레이드 되며, 모빌리티 경험의 혁신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자체 완결형 vs 앱스토어형…글로벌 경쟁 가속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DV 기술 경쟁은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SDV 시장 규모는 2024년 2135억 달러(약 297조 원)에서 2030년 1조 2376억 달러로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분야 선두 주자인 테슬라는 자체 완결형 생태계를 구축해 대부분의 기능을 자체 관리 체계 내에서 제공하고 있다. 반면 니오를 비롯한 중국 신생 업체들은 ‘앱스토어형’ 방식을 빠르게 확산시키며 외부 서비스와의 연동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개방형 전략을 채택했다. ‘플레오스 플레이그라운드(Pleos Playground)’라는 개방형 앱 개발 환경을 구축, 외부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7~12월) SDV 페이스카를 내놓으며 SDV 전환으로의 ‘신호탄’을 쏘겠다는 구상이다. 페이스카는 차세대 전기차(EV)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시범 모델로 차량의 모든 기능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설계된다.

물론 새로운 과제도 있다. 인터넷 연결이 필수가 되고, OTA 업데이트 과정에서 해킹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해킹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감염시켜 운전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고를 낼 수도 있는 것이 SDV 시대”라며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설계 된 차량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보안 장치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현대자동차#무선 업데이트#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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