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내 한 매장에서 자영업자들이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2025.06.27 뉴시스
음식 배달 플랫폼이 확산할수록 자영업자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배달 비중이 늘수록 식당 사장이 줄어들고, 대형 식당과 소형 식당의 매출 격차가 벌어진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1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온라인 플랫폼 성장이 지역 자영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배달 플랫폼이 활성화될수록 자영업자 사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배달 비중이 10%포인트 상승할 때 자영업자 수는 인구 1만 명당 수도권에서 3.5명, 비수도권에서 3.2명 감소했다.
자영업자 간 양극화는 비수도권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온라인 음식 배달 비중이 10%포인트 상승할 때 지역 내 매출 상위 20%와 하위 20% 자영업체의 매출 성장률 격차는 수도권이 3.2%포인트, 비수도권은 6.3%포인트로 조사됐다. 비수도권 영세업자들의 기술 변화 적응력이 상대적으로 더 낮고 플랫폼 비용 부담은 더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배달 플랫폼으로 인해 늘어난 임금근로자 중 약 3분의 2는 임시 일용직이었다. 비수도권 임시 일용직 비중이 73%로 수도권(60%)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한은은 온라인 유통 판매가 확산하면 소매업의 고용도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소비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비수도권에서는 지역 인구 1만 명당 고용이 8.3명 감소했다. 수도권 소매업에서는 유의미한 고용 변화가 없었다.
한은은 정부가 금융 지원을 할 때는 성장 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선별해 충분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쟁력을 잃은 업체에 지원하는 것은 다른 업체의 성장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외부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민수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장은 “금융 지원은 창업 초기, 청년층, 소규모 업체를 중심으로 선별해 지원해야 한다”며 “비수도권에서는 거점 도시 중심의 소비 거점을 구축하고 지역별 서비스업 특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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