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총 증가율 1∼3위 수도권… ‘똘똘한 한채’ 심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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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통계청 ‘2024 국민대차대조표’
작년 전국 집값 총액 7158조원… 서울 35% 등 수도권이 69% 차지
가계 순자산 주택-부동산 비중 74%… 1인당 순자산 3.3% 늘어 2.5억

서울에 직장이 있는 회사원 A 씨(38)는 최근 주말마다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돌아다니며 서울 마포 지역 아파트 매매를 알아보고 있다. 4년 전 지방에 아파트를 구매했는데 서울 지역만 가격이 무섭게 오르는 것을 보고 갈아타기를 결심한 것이다. 그는 “4년 전에는 무리하고 싶지 않아 지방 아파트를 사서 세를 줬다”며 “지금은 서울 전셋집에서 출퇴근을 하는데 자금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해서라도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려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의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4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도별 주택시가총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6.4% 상승한 서울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인천(5.4%), 경기(4.6%) 순이었다. 수도권이 1∼3위를 독식할 만큼 집값 오름세가 두드러졌고 지방은 상대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주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수도권-비수도권 집값 격차 커진다

지난해 전국 주택시총 규모(약 7158조 원)는 전년 대비 4.2% 늘면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국 주택시총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8.7%에 달한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2498조 원으로 34.9%, 경기는 2075조 원으로 29.0%, 인천은 341조 원으로 4.8%로 나타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의 구성 비중을 보면 주택이 50.9%로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주택 이외의 부동산은 23.7%다. 전체 순자산 중 주택과 부동산을 합친 비중이 74.6%에 이를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이다.

이러한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계 부채를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다른 지역은 잠잠한 가운데 서울 지역만 집값이 들썩이자 2월부터 5개월 연속 은행권 가계대출이 늘어났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8월(9조2000억 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6·27 부동산 대책을 내놔 일단 서울 집값 상승세를 누그러뜨렸지만 언제 또 고개를 들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당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가격 격차를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앞장서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자족 기능 개발,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 약 5만 호 해소 등을 이뤄내야 하는 게 장기 과제”라고 말했다.

● “수도권 쏠림으로 성장 동력 약화”

수도권 쏠림 현상이 결국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자리 때문이거나 투자 목적으로 모두가 수도권으로 몰려가는 이러한 현상이 지방 공동화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한국은행(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우리 지역 경제는 지역 간 격차 심화, 청년 인구 유출, 산업기반 약화와 같이 고성장 과정에서 가려졌던 구조적 문제들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는 다시 우리 경제 전체의 성장세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가계 순자산은 전년보다 3.3% 증가한 2억5251만 원으로 추산된다. 시장 환율(원-달러 환율 1363원)로 환산한 1인당 가계 순자산은 18만5000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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