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연속 하락세 지속…거래량도 지난달 대비 80% 이상 감소
“대출규제 효과 있지만 공급대책 병행해야 안정 가져올 것”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3주 연속 주춤하면서 일부 자치구에서는 상승 폭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아파트 거래량도 이달 들어 지난달 대비 80% 이상 감소하며, 대출 규제의 영향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규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 있어, 적절한 공급대책이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파트 가격 상승폭 ‘반토막’에 거래량은 80% 급감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가격은 직전 주 대비 0.19% 상승했다. 상승세는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3주 연속 감소 중이다. 상승폭 감소는 지난달 발표된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본격화했다.
특히 규제 이전 서울 아파트 가격 강세를 이끌었던 강남구는 직전 주 0.34%에서 0.15% 상승으로 상승 폭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마포구도 0.60%에서 0.24%로, 양천구 역시 0.55%에서 0.29%로 축소됐다.
거래량 역시 급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81건으로, 같은 기간 지난달 5513건 대비 82% 급감했다.
자치구 중 강남구는 182건에서 59건으로 68% 줄었고, 송파구는 183건에서 91건으로 50.3% 감소했다. 마포구는 373건에서 29건으로 92.2% 급감했다.
6·27 규제에 DSR 3단계 시행 약발…당분간 관망세 지속
전문가들은 이번 아파트 시장 변화가 6.27 대출 규제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의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당분간 거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 규제와 DSR 3단계로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 위축됐다”며 “단기간 내에는 거래 감소와 가격 상승폭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강한 규제로 가격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는데 추후 하락 전환의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다만 정부에서 공급대책을 어떻게 내놓느냐에 따라서 가격과 거래량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를 포함해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까지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집값 상승 시 정부가 더 강한 규제를 예고한 만큼 매수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는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집마련 수요는 여전…금리인하 등에 따라 반등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단기적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내 집 마련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나 공급 확대 정책이 맞물릴 경우 가격 반등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준석 교수는 “대출 규제만으로 가격을 안정화하기는 어렵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과 더불어 현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 이어진다면 가격과 거래량 반등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대출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 방식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시장 안정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실수요층은 여전히 주택 구매에 대한 의사를 갖고 있고, 규제가 풀리거나 금리인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확대 정책이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지영 전문위원 역시 “금리 인하와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은 부동산에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규제와 함께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