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시내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2025.07.16. 뉴시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건설 경기 침체가 고용시장으로 번지면서 올 상반기(1∼6월) 건설업 취업자 수가 26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취업자 수도 5년 만에 200만 명 선이 무너졌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3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6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상반기(―27만4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하반기(―10만6000명),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상반기(―3만5000명)보다도 큰 폭으로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 수 자체도 2016년 하반기(192만6000명) 이후 8년 반 만에 가장 작은 규모였다. 200만 명을 밑돈 것은 2020년 상반기(196만6000명) 이후 5년 만이다.
건설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고용 역시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고용은 경기의 후행 지표로 해석된다. 건설업 생산 지표인 건설기성은 지난해 2분기(4∼6월) ―3.1%로 감소 전환한 뒤 3분기(7∼9월) ―9.1%, 4분기(10∼12월) ―9.7%, 올해 1분기(1∼3월) ―21.2% 등 점차 감소 폭을 키웠다.
특히 20대와 50대가 건설업 고용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상반기 20대와 50대 건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각각 4만3000명, 6만8000명 줄었다. 현 산업 분류 기준으로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2014년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두 연령대 모두 지난해 상반기부터 줄기 시작해 올해 상반기까지 3개 반기 연속 감소 폭이 커졌다.
정규직이 포함된 건설업 상용근로자 수도 1년 전과 비교해 5만6000명 급감했다. 고용계약 기간이 1개월 미만인 일용근로자(―5만1000명)보다 많이 줄었다.
2023년 말부터 개선된 건설 수주 지표가 시차를 두고 건설업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커 업황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건설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만큼 건설업 경기 부진이 길어질 경우 거시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퍼질 가능성도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폭염으로 인한 작업의 어려움, 건설업계의 자금난 등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올해는 건설업 경기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며 “집값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정부가 구체적인 건설 정책을 발표한다면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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