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파워 vs 사업조건’ 개포우성7차 수주전… 삼성물산·대우건설 전면 대결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7월 22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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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홍보관에서 선보인 써밋 프라니티 건축 모형.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래미안 홍보관에서 선보인 루미원 건축 모형.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2019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수주전 이후 처음 마주한 양사는 브랜드 파워와 금융 혜택을 총동원하며 조합원 표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앞두고 7월 20일 1차 합동설명회를 시작으로 양사는 단지 내 홍보부스 운영과 합동홍보설명회, 홍보관 개관 등 적극적인 홍보전에 돌입했다. 조합이 마련한 홍보부스에는 전체 조합원 800여 명 중 60% 이상이 방문해 양측 제안 내용을 세심히 비교하는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지난 21일부터는 단지 인근에 각각 50평 규모의 상가를 임차한 홍보관을 열어 본격적인 수주 활동이 진행 중이다. 홍보관은 시공사 선정 총회 전날인 8월 22일까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어 조합원들의 최종 판단을 도울 예정이다.

이번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은 강남 개포지구의 마지막 퍼즐로 불린다. 1987년 준공돼 최고 14층, 15개동, 802가구 규모인 기존 단지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총 1100여 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대청역 초역세권 입지에 용적률이 157%로 낮아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총사업비는 약 6778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강남권 핵심 입지에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든 만큼 조합원 부담 완화 방안과 단지 설계·브랜드에서 모두 파격적인 조건들이 쏟아져 나와, “업계 양대 산맥의 5년 만의 빅매치”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 5세대 ‘래미안 루미원’ 제안… 브랜드파워·설계 경쟁력 강조
삼성물산은 ‘래미안 루미원’을 제안하며 고급 주거브랜드의 상징성과 설계 완성도를 앞세운다. 기존 4세대 래미안보다 한 단계 진화한 5세대 래미안을 적용하고 글로벌 설계사 아르카디스와 협업해 곡선형 외관과 대형 아트리움 커뮤니티 등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시했다.

단지 배치는 10개동 2열 구성으로 동 간 거리 확보와 조망권을 고려했고, AI 주차 유도 시스템, 직각주차 설계, 지하 4층까지 진입 가능한 익스프레스웨이 등 편의성 강화도 돋보인다. 가구당 주차 대수는 2.21대다.

삼성물산은 공사비를 3.3㎡당 868만9000원으로 조합 예정가보다 낮게 제안했고, 공사기간도 43개월로 대우건설보다 4개월 짧다. 자금조달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AA+)을 내세워 저금리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대우건설, ‘써밋 프라니티’ 제안… 분담금 0:0:100·무이자 대여 등 실질 혜택으로 승부
대우건설은 새롭게 리뉴얼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 프라니티’를 적용하며 프리미엄 이미지와 실질 혜택을 결합한 전략을 택했다. 프랑스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와 협업한 외관 디자인과 세대별 전용 엘리베이터, 남향 위주 배치, 통경축 확보 등도 주요 설계 요소다.

금융조건은 대우건설 제안의 핵심이다. 약 4000억 원으로 추정되는 필수사업비 전액에 대해 CD 금리 + 0.00%의 사실상 무이자 조건을 제시했으며 분담금은 입주시 100% 일시 납부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간 이자부담이 발생하지 않아 최대 6년간 부담을 유예할 수 있다.

또한 공사비 상환 시 조합의 대출이자 및 사업비를 우선 상환하는 구조를 제시해 재무적 안정성도 확보했다고 한다. 대우건설은 삼성보다 최대 750억 원의 조합원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합원 판단 가를 ‘사업조건 핵심 비교’
대우건설이 홍보관에서 설명하고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삼성물산이 홍보관에서 설명하고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공사비는 삼성물산이 3.3㎡당 868만9000원으로 조합 예정가보다 낮았으며 공사기간은 43개월이다. 대우건설은 공사비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공사기간은 47개월 수준이다. 분담금 납부방식에 있어 삼성물산은 10:50:40 방식으로 일부 유이자, 일부 무이자 방식이나, 대우건설은 0:0:100으로 무이자에 입주시 전액 납부 방식을 제안했다.

자금조달 금리는 삼성물산이 ‘최저금리 조달’을 제시하며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AA+ 신용등급 기반으로 경쟁력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필수사업비에 대해 CD금리 + 0.0% 조건을 내세워 명시적으로 무이자임을 강조했다.

공사비 상환구조에서도 차이가 있다. 삼성물산은 통상의 구조(시공사 우선 회수)인 반면 대우건설은 조합 사업비 및 이자를 먼저 상환하는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지하주차장 접근성 측면에서도 입장이 갈린다. 삼성물산은 지하4층까지 단일 램프로 진입할 수 있는 ‘익스프레스웨이’와 전세대 직각주차 설계를 강조한 반면 대우건설은 동별 균형 배분과 세대별 편의성을 우선시했다.

이주비 항목에서 양사 조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물산은 ‘한도 없는 이주비’를 내세우며 필요 시 LTV 150% 이상도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삼성물산은 “이주비가 부족해 이사를 못하는 상황은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우건설은 최대 LTV 110%를 제시했으며 “이주에 필요한 자금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해 과도하게 책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착공 시점과 공사 기간도 핵심 비교 항목이다. 삼성물산은 2025년 8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 공사기간은 43개월로 2032년 2월 준공을 예고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사업시행인가 일정 등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착공 및 준공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최대 20개월 이상의 공기 단축이 가능하다”며 조기 입주를 통한 실익을 강조했다.

양사의 계약서상 마감재 명시 여부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조합 제안서에 ‘마감재 리스트’를 별첨으로 명시했다고 강조했으며, 이 리스트를 100% 준수하겠다고 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계약서 내 마감재 리스트는 의무사항이 아니며 디자인 확정 후 제시된다”고 설명했다.

상호 비판도… “정비계획 위반” vs “급조된 설계”
양사는 경쟁사 제안에 대한 공세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대우건설 설계가 지구단위계획상 저층구간 규제를 위반해 인허가가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하며 스카이브릿지 등의 대안설계가 현실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의 과거 래미안 단지 침수 사례를 언급하며 커뮤니티 위치 및 배치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일부 동의 주차장 접근 동선 문제, 사생활 침해 가능성, ‘가짜 남향’ 문제도 지적했다.

조합원 판단 기준은 “브랜드 신뢰 vs 실익 체감”
조합원 반응은 양분되는 분위기다. 일부는 “래미안이라는 브랜드 신뢰가 선택 기준”이라고 밝힌 반면 또 다른 조합원은 “입주까지 이자 부담 없이 유예되는 조건이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이번 개포우성7차 시공사 선정은 단순한 건설사 경쟁을 넘어 조합원에게 어떤 주거 가치와 혜택을 줄 수 있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양사의 홍보관 운영은 8월 22일까지 이어지며 조합원 총회는 그 다음 날인 23일 열릴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수주전의 결과가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전의 향후 흐름을 좌우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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