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닥터’ 코앞에…LG 엑사원, 암 조직분석 30초만에 뚝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2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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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LG 제공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LG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패스 2.0’에 현미경으로 찍은 폐암 환자의 조직 사진을 넣자 30초 만에 돌연변이 여부를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조직 사진을 1만여 개 이미지로 쪼개 변이가 발생한 부분을 붉은색 점으로 표시해 보여주고 확대하면 세포 수준으로 구체적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는 조직 사진을 전문 분석기관에 보내 결과를 받기까지 2주일이 걸리던 것을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G AI연구원은 이날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열고 5년간 쌓아온 AI 개발 성과를 공개했다. 병리 진단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을 위한 단백질 구조 예측과 투자 수익 예측, 전문 보고서 분석 등 산업 곳곳에 활용할 수 있는 신규 모델들을 선보였다.

LG AI연구원이 최근 국내 최초로 선보인 하이브리드 AI ‘엑사원 4.0’의 멀티모달 버전인 ‘엑사원 4.0 VL(Vision Language)’도 처음 공개했다. 하이브리드 AI는 학습한 데이터를 이해하고 요약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논리적인 추론까지 해내는 AI를 말한다. 여기서 단순 텍스트만이 아니라 차트, 이미지 등 멀티모달(다중정보)로 이해하고 결과를 내놓도록 만든 게 엑사원 4.0 VL이다.

행사에서는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엑사원 4.0 VL에 ‘한국과 일본으로 얼마나 많은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되는가’라고 묻고 답을 받는 모습도 시연했다. 엑사원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발간한 ‘세계 에너지 전망(World Energy Outlook) 2024’ 보고서가 주어졌고 엑사원은 시각화 돼 있는 인포그래픽을 분석해 “한국과 일본은 하루 420만 배럴의 석유를 공급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래픽상 중국은 빨간색, 미국은 하늘색, 한국 및 일본은 초록색으로 분류됐는데 엑사원이 한국, 일본에 맞는 범주를 찾아 결과를 매칭시킨 것이다. 이 원장은 “엑사원 4.0 VL은 복잡한 문서도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이라며 “텍스트 수준이 아니라 표, 차트를 이해하고 인사이트(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런던증권거래소(LSEG) 그룹과 손잡고 준비중인 투자 수익률 예측 모델도 소개했다. 상장 기업의 재무 구조, 거시경제, 관련 뉴스, 공시 등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익률의 방향성을 점수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50 이하는 하락, 51 이상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 또는 어닝쇼크 가능성이나 투자심리 변화 등 점수에 나오지 않는 정성적인 정보도 제공해 준다. 이화영 LG AI 사업개발부문장은 “LSEG와의 협력 모델은 올 3분기(7~9월) 내 상용화 할 예정”이라며 “야후, 구글파이낸스 등 누구나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LG는 아울러 이날부터 그동안 LG그룹 내에서만 썼던 생성형AI 챗봇 서비스 ‘챗엑사원’을 오픈베타서비스로 공개하기로 했다. LG 엑사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청하면 기업, 기관 소속 직장인을 우선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그동안 연구 및 학술 목적으로만 열어뒀던 엑사원 4.0을 초·중·고교 및 대학생들이 교육 목적으로도 쓸 수 있게 라이선스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최정규 AI연구원 AI에이전트그룹장은 “교육과정 설계나 실습 등 다양한 형태로 엑사원을 활용해 학생들이 최신 모델을 가까이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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