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 수입량 두달째 감소… 국내업계 한숨 돌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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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급과잉-반덤핑 압박에 감산
일부 지방정부 “5% 감축” 지침도
“수입물량 여전히 많아 안심 못해”
국내 철강사 실적 전망 계속 하향

중국산 저가 철강의 파상 공세에 시름하던 국내 철강업계가 한숨 돌리게 됐다.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이 최근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심각한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본격적인 감산 정책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6월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65만7728t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59만523t에서 꾸준히 늘어 4월 77만7255t으로 정점을 찍은 뒤, 5월(76만9456t)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상반기(1∼6월) 누적 수입량은 405만4202t으로 중국산 저가 공세가 거셌던 지난해 같은 기간(472만6995t)보다 14.2% 감소했다.

수입량 감소의 주요 배경으로는 자국 철강 기업 보호와 무역 마찰 완화를 위한 중국 정부의 감산 정책이 꼽힌다. 중국 정부는 3월 철강 생산량 감축을 공식화했으며 일부 지방정부에는 이미 작년 대비 약 5%의 조강 생산량을 줄이라는 구체적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철강기업들은 내수 침체로 자국 철강 판매량이 줄자 싼값으로 해외에 팔아 왔는데, 그로 인한 영업적자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반덤핑 등 글로벌 무역 장벽 강화도 중국이 감산에 나서게 된 이유다.

하지만 일시적인 감소세만으로 중국 저가 철강의 위협이 끝났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6월 수입량이 줄긴 했지만, 전년 동월(64만6293t)과 비교하면 1.8% 높은 수치이고 65만 t이 넘는 수입 물량이 여전히 국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2분기(4∼6월) 및 연간 실적 눈높이는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각 사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9.3%, 현대제철은 7.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의 감산 정책이 철강의 실질적인 수입량 감소로 이어진 것은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정책의 지속성과 강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업종별로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대중국 압박은 석유화학 업종으로도 번질 조짐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의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 수입을 문제 삼고 나섰다. 중국은 러시아산 최대 원유 수입국이며, 이란산 원유 역시 2024년 기준 중국 전체 수입량의 약 14.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원가 부담이 커진 중국산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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