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1000개 돌파… 순자산도 6년새 4배로 늘어 222조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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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만큼 거래 편하고 수수료 저렴
‘동학개미’ 증가 이후 빠르게 성장
헤지펀드의 옵션전략도 가능해져
“출혈 감수한 점유율 경쟁 계속될 듯”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가 1000개를 넘겼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962개)보다 많아졌다. 주식만큼 거래가 편리하면서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한 ETF 시장은 ‘동학개미’의 등장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방식의 투자전략을 적용한 상품이 등장하며 투자자들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더제이중소형포커스액티브 등 7개 ETF가 새롭게 상장되며 전체 ETF가 1002개로 늘었다. 순자산가치 총액은 21일 기준 221조88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73조5639억 원) 대비 27.8% 늘었다. 순자산 총액이 1조 원을 넘는 ETF도 47개에 달한다.

국내 첫 ETF는 2002년 10월 상장된 KODEX 200과 KOSEF 200(현 KIWOOM 200)이다. 둘 다 코스피200을 추종한다. 이후 2006년에 반도체·은행·자동차 등 섹터를, 2007년부터 중국과 일본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출시됐다.

이후 ETF 시장은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을 통해 채권, 금, 부동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출시되는 등 영역이 넓어졌다. 2020년 팬데믹을 거치며 주식 투자에 입문한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대폭 늘어나며 빠른 속도로 양적 성장이 이뤄졌다.

첫 ETF 출시 후 2021년 8월 500개를 돌파하는 데 18년 4개월이 걸렸지만, 그 이후 1000개를 넘기는 데는 4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2019년 말 51조7123억 원이었던 순자산가치 총액도 5년 7개월 만에 네 배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액티브(능동적) ETF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액티브 ETF는 지수만 추종하는 패시브(수동적) ETF보다 보수는 높지만 초과수익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상장된 173개 중 73개(42.2%), 올해 상장된 88개 중 39개(44.3%)가 액티브 ETF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국내외 대표지수 추종 ETF의 총보수를 인하하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자산운용사들이 차별화된 액티브 ETF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액티브 ETF가 출시되며 헤지펀드 등이 활용하는 옵션 전략을 개인투자자가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지난해 큰 인기를 누린 ‘커버드콜 ETF’가 대표적이다. 현물 주식에 투자하고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 옵션을 매도한 프리미엄으로 분배금을 지급하는 것이 강점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날 커버드콜과는 반대로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풋 옵션을 매수하는 ‘프로텍티브 풋’ 전략을 적용한 ETF를 선보였다. 주식과 미국 단기채의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프로텍티브 풋 전략을 구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한 만큼 보수 인하 등 출혈을 감수한 점유율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테마를 선점하거나 높은 보수가 가능한 액티브 ETF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상품 출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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