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고에너지 ‘빈 필터’ 설치… 30시간 연속 운전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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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을 향해]한맥전자㈜

빈 필터(속도분리기) 3D 이미지
빈 필터(속도분리기) 3D 이미지


전자제품 전문기업 한맥전자㈜가 한국 과학기술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고에너지 ‘Wien Filter(빈 필터)’를 개발해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RAON)에 성공적으로 설치하고 30시간 이상 안정적인 연속 운전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1988년 설립된 한맥전자는 그동안 전기전자 계측 장비, 온도 측정 시스템, 교육용 실험 장비 등을 개발해온 강소기업이다. 특히 정밀 계측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1년부터 기초과학연구원(IBS) 희귀핵연구단과 함께 빈 필터 설계에 착수해 4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이번 성과를 이뤄냈다.

빈 필터는 마치 ‘입자의 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첨단 장비다. 전기장과 자기장을 서로 수직으로 배치해 특정 속도를 가진 입자만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속도 선택형 이온 광학 장치’로 원하는 희귀 동위원소만을 골라내는 핵심 기술이다.

이 장치의 작동 원리는 상당히 정교하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입자에 각각 반대 방향의 힘을 가하는데 두 힘이 정확히 균형을 이루는 특정 속도(v = E/B)의 이온만이 직선으로 통과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질량과 전하의 비율에 따라 희귀 동위원소를 정밀하게 분리할 수 있어 우주에서 일어나는 핵반응 연구에 필수적인 장비로 평가받는다.

한맥전자 최종배 대표는 “이번 성과는 국내 기초과학 인프라 강화는 물론 세계 수준의 희귀핵 연구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첨단 과학 장비 개발을 통해 국가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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