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대출규제’ 직격탄…집값 상승 기대감 3년만에 최대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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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23일 0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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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첫 규제 효과…“1년 뒤 집값 하락” 응답 급증
과거 평균은 소폭 웃돌아…소비심리는 회복세 이어져

지난 22일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모습 (자료사진) /뉴스1
지난 22일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모습 (자료사진) /뉴스1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6억 원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규제가 나온 직후,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3년 만에 가장 빠르게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이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109로, 전월 대비 11포인트(p) 하락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2022년 7월(-16p)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지난 2022년 7월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전국 집값이 내리고 수도권도 하락 전환이 예상됐던 시점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6·27 대책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 기대감,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 둔화 등에 주택가격 전망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이재명 정부는 서울 일부 지역의 집값과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 6억 원 초과 주담대를 제한하는 첫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발표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정책 시행 직전까지만 해도 집값 상승 기대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올해 2월(99)부터 3월(105), 4월(108), 5월(111)에 이르기까지 4개월 연속 치솟았다.

이달도 주택가격전망 CSI는 장기 평균인 107을 여전히 웃돌았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아파트 매매 가격이 계속 둔화하고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준치 100 또한 계속 상회했는데, 이는 응답자 절반 이상이 아직 집값 상승 기대를 버리지 않았음을 뜻한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년 뒤 주택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보여준다. 기준치 100을 넘으면 상승을 응답한 가구 수가 하락을 예상한 가구 수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소비심리는 호조세를 이어갔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달 110.8로 전월 대비 2.1p 상승했다.

특히 현재 경기를 판단하는 CSI(86)가 한 달 새 12p 급등했다.

현재경기판단 CSI가 이같이 크게 오른 것은 2020년 11월(14p 상승) 이후 4년 7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팀장은 “미국 관세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에도 소비 개선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CCSI가 소폭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경기 전망 CSI의 경우 106으로 1p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그간의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와 관세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 팀장은 “향후경기전망 CSI는 지난 2개월 연속으로 많이 올라간 여파로 약간 주춤했고 관세 관련 불확실성도 작용했다”면서 “다만 기준치보다는 높아, 소비자들이 6개월 뒤 경기를 아주 좋게 보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CCSI는 주요 6개 CSI로 산출하는 경제 심리 지표다. 지난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장기 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두고 이를 웃돌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전월 대비 0.1%p 올랐다. 올해 4월(2.8%) 이후 석 달 만의 상승 전환이다.

이 팀장은 “가공식품 가격 상승 지속, 석유류 상승 전환 등으로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며 “특히 폭염·폭우 탓에 농산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응답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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