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 전망 41개월째 ‘부진’…제조업-비제조업 동반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3일 11시 16분


코멘트

3년5개월째 부정적 전망 이어지며 역대 최장 부진 경신 중
한경협 “반도체·의약품 호조 전망도 ‘밀어내기 수출’ 영향” 우려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3년 5개월째 부진한 모습이다. 미국발 고관세 정책으로 인해 대미(對美) 수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다음달 상호관세 발효 우려까지 겹치면서 제조 기업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기업경기 실사(BSI) 지수 전망치가 92.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월(94.6)대비 2.0포인트 하락했다. BSI 지수가 100 이하면 해당 분기의 체감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BSI 지수는 2022년 4월(99.1)부터 3년 5개월째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며 역대 최장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다음 달에도 제조업(87.1)과 비제조업(98.3)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 BSI 지수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5개월 연속 부정 전망이 나왔다. 비제조업 BSI 지수도 7월에 103.4까지 올랐으나 다시 낮아지며 경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한경협은 최근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인해 올해 들어 대미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고, 다음 달 1일부터 발효되는 상호관세 현실화 우려에 수출 기업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에 기본관세 10%를 부과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 철강·알루미늄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인해 올해 2분기(4~6월)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는 의약품(125.0)과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및 통신장비(111.1)가 호조 전망을 보였고, 식음료 및 담배(100.0)도 100을 넘겼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50.0), 석유정제 및 화학(74.1), 비금속 소재 및 제품(76.9),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85.0), 목재·가구 및 종이(85.7),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9.3),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3.8) 등 나머지 7개 업종은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협은 의약품이나 반도체 업종에 대한 낙관적인 경기 전망도 품목별 관세 부과에 앞선 ‘밀어내기 수출’로 인한 일시적 개선 효과에 불과하다고 풀이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수요 부진이 국내 기업을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해 내수 급랭을 방지하고, 통상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 노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인협회#기업경기#대미수출#상호관세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