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뒤 폭염 수박 한 통 3만원 넘어…농축산물 물가 들썩인다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7월 26일 08시 09분


코멘트

농경지 침수·가축 대량 폐사…밥상물가 상승 우려
과일값 직격탄…전년比 멜론 20%·수박 16% 상승
소비쿠폰 지급에 소비 늘어날 듯…당분간 상승세

23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수박이 진열되어 이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MIS 농수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22일 기준 수박 상품 1개 기준 가격은 31,163원으로 전년대비 25.45% 비싼것으로 나타났다. 2025.07.23. [서울=뉴시스]
23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수박이 진열되어 이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MIS 농수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22일 기준 수박 상품 1개 기준 가격은 31,163원으로 전년대비 25.45% 비싼것으로 나타났다. 2025.07.23. [서울=뉴시스]
지난주 전국적인 폭우로 축구장 약 4만2300개에 달하는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18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폐사하면서 여름철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벼와 논콩뿐 아니라 수박, 멜론, 고추 등 주요 작물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통상적인 여름철 가격 급등 추세에 더해 날씨 영향으로 수급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당분간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수박 상(上)품 소매가격은 개당 2만8809원으로 전월보다 27.3% 상승했다. 통상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인 점을 고려해도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16.0%, 24.3% 상승한 수치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박은 7~8월 월별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과채류 품목이다. 수박값은 지난 21일 3만1374원을 기록하며 3만원을 웃돌다가 최근 다시 소폭 하락했다.

멜론 상품 소매가격은 개당 1만408원으로 전월보다 소폭(2.5%) 상승했다. 전년과 평년 대비로는 각각 20.8%, 15.2% 올라 강세를 보였다.

배추 한 포기는 5436원으로 전월보다 50.1% 올랐다. 전년과 평년보다는 0.5%, 6.5% 상승했다. 풋고추는 100g당 2238원으로 전월보다 41.2% 뛰었다. 전평년으로는 각각 27.6%, 37.4% 올랐다.

이런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 흐름은 통상 기후 변동이 심한 여름철 나타나는 추세적 현상인데,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가격 상승폭이 전평년 대비 크게 나타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20일 이어진 집중호우로 충남, 전남지역에 피해가 커지면서 일부 밭작물 품목의 공급이 단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의 집계에 따르면 24일 기준 전국 농작물 침수 면적은 총 3만239㏊에 달한다. 축구장(0.714㏊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만2352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품목별로는 전체 피해의 86%가 벼로 2만5942㏊가 침수됐다. 이외에도 논콩(2079㏊), 고추(269㏊), 대파(264㏊), 딸기(178㏊), 수박(160㏊), 멜론(154㏊) 등의 피해도 상당하다.

전체 재배면적 대비로 보면 멜론의 피해가 8.6%로 가장 컸고, 딸기(3.2%)와 수박(1.4%), 고추(1.0%)도 밭작물 중 피해가 컸다. 논콩과 벼도 전체 재배면적의 5.9%, 3.7%가 각각 침수됐다.

이번 폭우로 가축도 180만 마리가 넘게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폐사한 180만3496마리 중 닭 145만5000마리, 오리 15만2000마리, 돼지 975마리, 소 768마리 등이다.

가축 폐사가 늘면서 축산물 가격도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농식품부는 전체 사육수 대비 피해규모가 미미해 물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24일 기준 소 1+등급 안심 소매가격은 100g당 1만4175원으로 전년 대비 11.7%, 전월 대비 2.6% 상승했다.

육계는 ㎏당 5930원으로 전년 대비 0.6% 하락한 반면 전월보다는 7.2% 상승했다. 돼지고기 삼겹살은 100g당 2678원으로 전년보다 0.1% 상승했고 전월보다는 2.6% 하락했다.

정부는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인해 농축수산물 수급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가격 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수박·복숭아·닭고기 등 주요 농축산물에 대해 평시보다 1인당 한도를 2배 이상 높여 최대 40% 할인지원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사전 비축물량인 사과 1만2000t, 배 4000t, 배추 3만6000t도 산지 상황에 따라 도매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고기는 평시보다 공급을 30%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농축산물 할인을 지원하고 이상기후에 대비한 사전 비축물량을 풀 계획이지만 이번 폭우 후 폭염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당분간은 지속될 거로 보인다.

더불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지난 21일부터 시작돼 농축산물 소비가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농경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쿠폰 사용처 중 가장 많은 비중이 농축수산물(34.0%)로 나타났다. 농축산물 구매 의향을 보면 축산물(46.2%)과 농산물(45.1%)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과채류 소비를 늘리겠다는 비중도 54.4%로 높게 나타났다.

강형석 농식품부 차관은 “농축산물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폭염·폭우 취약 지역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농작물은 관수시설 확충, 병해충 방제지원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