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헬스(mHealth)는 스마트폰 앱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들이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건강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첨단 디지털 의료 기술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모바일 헬스 기반의 앱을 환자들이 꾸준히 이용하지 않고 조기에 중단하는 사례가 많아 치료 효과를 달성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편두통 관리 앱 설치 후 30일이 지났을 때 앱을 계속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전체 사용자의 3∼4%에 불과했다.
미국 뉴욕대 연구진은 행동경제학적 접근을 통해 모바일 헬스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사용을 촉진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26명의 편두통 환자에게 치료용 앱을 사용하게 하고 얼마나 꾸준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지 측정하고자 두통 일지를 작성하게 했다. 특히 행동경제학적 개입이 추가됐을 때 참여율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함께 살펴봤다.
구체적으로는 3가지 유형의 개입이 활용됐다. 손실 회피 개입은 참가자들이 매주 초에 14달러를 받고 앱을 사용하지 않은 날마다 2달러씩 차감하는 장치다. 목표 설정 개입은 매주 참가자들이 다음 주 앱을 몇 번 사용할 것인지 미리 약속하고 이를 지키려는 동기를 강화하는 설계다. 후회 회피 개입은 참가자가 3일 연속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문자메시지를 받게 한다. ‘더 사용할 걸 그랬다’라는 후회를 유발하려는 의도에서다.
6주간의 연구 결과, 두통 일지 작성 횟수는 주당 약 2∼4회에서 약 6회로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행동경제학적 개입의 효과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개입 종료 후 90일 동안에는 참가자들에게 금전적 인센티브, 목표 설정 및 피드백, 문자메시지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두통 일지 기록 횟수가 주당 약 5회로 유지됐다. 기존의 모바일 헬스 기반 편두통 연구들과 비교할 때 2.9배에서 최대 8배 많은 효과다. 이는 행동경제학적 기법이 단기적인 개입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지속성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자의 지속적인 참여는 성공적인 서비스 운영의 핵심이다. 기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시스템과 행동경제학적 요소를 설계하면 의료 및 금융 분야에서 효과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자동 저축 시스템, 목표 기반 투자, 인공지능 기반 재무 컨설팅과 같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는 행동경제학적 기법을 활용해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금융 및 의료 산업에서는 더욱 정교한 맞춤형 개입을 통해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고 지속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편두통의 원인은 셀 수 없이 많다. 금융 활동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인간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 적절한 개입으로 변화시키는 행동경제학적 접근이 편두통의 고통을 완화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