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국책사업 ‘반전’…K-배터리, 산업 기여도로 웃었다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7월 27일 0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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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NCA로 저가 LFP 제치고 86% ‘싹쓸이’
“국내 산업 기여도로 비가격 평가에서 높은 점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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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1차 경쟁에서 삼성SDI가 사실상 사업 싹쓸이에 성공했다. 저가의 리튬인산철(LFP)을 내세운 경쟁자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로 압도한 대반전이다.

사실상 가격보다 국내 산업 기여도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하반기에 이뤄지는 2차 경쟁 입찰 때, 배터리사들의 전략이 변경될 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업자 8곳을 선정했다. 이 중 6개 사업자는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다.

이번 정부 사업은 전국 단위 급전 지시를 받는 최초의 중앙계약 기반 ESS 구축사업이다. 오는 2026년말까지 전남·전북·경북·강원·제주 등에 540MW 규모의 ESS를 공급한다.

삼성SDI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465㎿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총 사업 규모의 86.1%에 달한다.

나머지 사업자 2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다. SK온은 단 1곳도 확보하지 못했다.

그동안 업계는 저가인 LFP 배터리로 사업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전체 시스템 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앞서 올 상반기 제주 장주기 ESS 사업과 한전 계통 안정화 ESS 사업 모두 LG에너지솔루션이 따낸 바 있다.

그러나 SK온이 수주에서 밀리며, 배터리업계는 결국 국내 산업 기여도가 수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 셀 대부분을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소재 및 부품을 국내 업체로부터 대부분 수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 하반기 중 진행되는 2차 경쟁입찰에서는 배터리 기업들의 전략이 일부 수정될 수 있다. 저가인 LFP보다 국내 산업 전반에 기여할 수 있는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가격 평가 비중이 60%, 비가격 평가가 40%였는데, 비가격 평가에서 삼성SDI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다른 배터리 업체들도 자극을 받아 2차 때는 전략 수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1차 경쟁입찰 결과는 최종 사업 확정은 아니다. 이달 말까지 이의신청 기간을 가진 후 중앙 계약 시장 위원회 절차를 거쳐, 낙찰자가 최종 확정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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