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오르자 ‘냉동 과일’ 불티…“가성비 갑에 보관도 편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8일 16시 31분


코멘트
게티이미지뱅크
대전 유성구에 홀로 사는 간호사 임시온 씨(24)는 3년 전 자취를 시작하면서 한 달에 한번 꼴로 코스트코에서 냉동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아침엔 냉동 블루베리를 갈아 쉐이크로 마시고, 저녁엔 종종 냉동 딸기를 ‘혼술’ 안주로 즐기곤 한다. 그는 “생과일은 비싸고 금세 상하는 데 비해 냉동 블루베리는 500g에 6000원 정도로 저렴한 데다, 냉동고에 오래 보관할 수 있어 자취생 입장에서 부담 없이 생겨 먹기 좋다”고 말했다.

이상 기후로 생과일 가격이 오르면서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냉동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비대면 소비가 확산된 코로나 시기에 수요가 급증한 냉동 과일은 고물가 속 ‘가성비 간식’으로 떠오르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추세다.

2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과일 수입량은 7만9436t(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19년(4만6530t)과 비교해 약 70% 늘어난 수치다. 올해 1~6월 수입량은 3만8958t으로 지난해 동기(3만9298t)와 비슷한 수준이다.

유통업계에서도 냉동 과일 매출이 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이용 비중이 높은 편의점에서 증가 폭이 두드러진다. GS25은 지난해 냉동 과일 매출이 24.0% 늘었고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7일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CU도 같은 기간 각각 176.0%, 140.1% 늘었다. 지난해 8월부터 냉동 과일 판매를 시작한 세븐일레븐도 이번달(7월 1일~27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약 10% 늘었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대형마트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냉동 과일 매출이 13% 증가했고,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7일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모두 5% 증가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15%, 올해(1월 1일~7월 27일) 5% 성장했다.

냉동 과일 판매 증가는 이상 기후에 따른 과일값 상승으로 냉동 과일이 대체 소비재로 떠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과일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 대비상승률은 2022년 6.2%에서 2023년 9.6%, 지난해 16.9%로 매년 증가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로 과일 작황이 나빠지고 품질도 떨어지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디저트 등에서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냉동 과일 수요가 높아지고 해외 수입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증가도 냉동 과일 수요 확대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015년 27.2%에서 2023년 35.5%로 증가했다. 부산 금정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이승현 씨(26)는 “부모님과 함께 살 땐 생과일을 자주 먹었는데, 혼자 살다 보니 껍질 처리나 보관이 번거롭게 느껴졌다”며 “냉동 망고나 블루베리는 오래 두고 먹고 싶은 만큼 꺼내 먹을 수 있어 마켓 컬리로 자주 시켜 먹는다”고 말했다.

냉동 기술 발달로 맛과 품질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점도 수요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냉동과일은 수확, 가공 시 즉시 급냉으로 냉동하기 때문에 일반 과일과 맛이나 선도에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냉동 과일#1인 가구#이상 기후#과일 가격 상승#수입량#대형마트#고물가#냉동 기술#소비 트렌드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