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권역별 특화펀드’ 신설 제안
한국의 벤처 투자가 수도권 소재, 창업한 지 7년이 넘은 창업 후기 기업으로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모태펀드를 통해 수도권으로의 투자 집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8일 발표한 ‘벤처투자시장 현황과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23년 국내 모든 벤처기업 가운데 비수도권 기업은 전체의 약 40%였다. 하지만 전체 벤처투자 중 이들 비수도권 기업으로 향한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모태펀드도 2005년 출범 이후 지난해 8월까지 정부 출자금 9조9000억 원을 포함해 총 34조3000억 원을 투자했으나, 이 중 ‘지방’ 계정에 집행된 투자는 1조1000억 원으로 전체의 3.2%에 불과했다.
벤처 투자가 창업 7년이 넘는 후기 벤처 기업에 쏠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해 총벤처투자액 11조9000억 원 중 창업 3년 이내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는 2조2000억 원(18.6%)에 그쳤다. 반면 창업한 지 7년이 넘은 후기 기업에 대한 투자는 6조4000억 원(53.3%)으로 역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한상의는 “2020년 이후 창업 후기 기업에 대한 투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모태펀드 역시 작년에 초기 기업 투자는 22%였던 반면 후기 기업 투자 비중은 44.3%였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비수도권, 창업 초기 기업으로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의는 “모태펀드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에 맞춰 운용해야 한다”며 “지역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업단지 조성 등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권역별 지역 특화 펀드를 신설하고 지방 계정에 대한 출자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