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硏 김선욱 박사 연구팀
RNA 가위로 원인 단백질만 없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김선욱 박사(미래형동물자원센터) 연구팀이 조로증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정확히 잘라내고 정상 기능만 유지해 안전성을 높인 새로운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조로증은 약 800만 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생후 1, 2년이 지나면 피부가 주름지고 키가 자라지 않으며 뼈와 혈관이 급속도로 노화되는 병이다. 조로증은 ‘LMNA’ 유전자에 하나의 돌연변이가 생기며 발생한다. 이 돌연변이는 세포 안에서 ‘프로제린’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 단백질이 세포의 핵 구조를 망가뜨리고 세포를 빠르게 노화시킨다.
연구팀은 프로제린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와 구별해 정확히 골라내는 RNA(리보핵산) 가위를 만들었다. 이 RNA 가위는 정상적인 단백질은 건드리지 않고 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만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다. 특히 DNA를 건드리지 않고 RNA만 조절하기 때문에 기존 유전자 편집 기술보다 훨씬 안전하다. 실수로 다른 유전자까지 자를 위험도 거의 없고, 자르더라도 되돌릴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이라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분자 치료(Molecular Therap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 박사는 “앞으로 노화 관련 질병이나 암, 신경퇴행성 질환 등에도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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