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변동 손실’ 고객에 떠넘기는 손보사들… 보험료 내달부터 5~10% 줄줄이 올리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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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에 예정이율 줄어 불가피”
정작 금리 오를땐 보험료 인하 인색

다음 달부터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줄줄이 인상한다. 보험사들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료 운용 수익이 줄어든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금리 변동에 따른 손실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다음 달 1일부터 장기보장성보험 등 상품의 보험료를 5∼10% 인상하기로 했다. 앞서 14일 DB손해보험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뒤 인상을 검토하던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확정 지은 것이다. 메리츠화재 역시 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고객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낸다. 이때 보험료를 운용하며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률을 예정이율이라고 하는데 보험사들은 예정이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인상 또는 인하한다. 보험사들은 예정이율이 낮아질수록 보험료가 오르도록 연동해 역마진 우려를 해소한다. 보험료 인상을 결정한 DB손보·삼성화재·KB손보 모두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폭이 5∼1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보사들이 잇따라 보험료 인상을 결정한 것은 올해 한은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채권 중심의 보험료 운용 수익성이 약화된 탓이다. 올 1분기(1∼3월) 공시 자료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보는 운용자산의 30∼50%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상승해 채권 수익률은 떨어진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예정이율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수익성에 문제가 생겨 부득이하게 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보험 상품 가입을 부추기는 절판 마케팅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는 보험료를 왜 빨리 인하하지 않느냐는 비판도 있는데 시점을 떠나 금리 변동에 따라 보험료를 조정하는 것은 보험사 수익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손보사#금리변동#손실떠넘기기#보험료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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