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멕시코 공장 내년까지 폐쇄…트럼프 관세 직격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30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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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시바크 공장 첫번째 생산 차량의 모습이다. 닛산 홈페이지 캡처
닛산 시바크 공장 첫번째 생산 차량의 모습이다. 닛산 홈페이지 캡처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닛산이 해외 첫 생산 거점인 멕시코 시바크(Civac) 공장을 2026년 초까지 폐쇄하기로 확정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산 차량에 대한 25% 관세 부과와 팬데믹 이후 급격한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25년 만에 최대 재정 손실을 기록한 닛산이 글로벌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닛산은 29일 멕시코 시바크 조립공장을 2026년 3월까지 폐쇄하고, 현재 이곳에서 생산 중인 픽업트럭 생산설비를 300마일(약 483㎞) 떨어진 아구아스칼리엔테스 공장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시바크 공장은 1966년 문을 연 닛산의 첫 해외 생산 거점으로, 60년 가까이 닛산의 글로벌 확장에 핵심 역할을 해왔다. 현재 이곳에서는 남미 시장용 나바라(Navara)와 프런티어(Frontier) 픽업트럭이 생산되고 있다.

이번 공장 폐쇄는 닛산의 심각한 재정난에서 비롯됐다. 닛산은 2025년 3월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6709억엔(약 6조266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닛산은 글로벌 구조조정 계획인 ‘리:닛산(Re:Nissan)’을 통해 2027년까지 약 540억달러(약 77조4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이반 에스피노사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60년 이상 닛산 멕시코는 이해관계자들과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해 왔으며 회사의 대표적 운영 거점 중 하나로 세계적 인정을 받았다”며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를 통해 더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으며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시바크 공장 누적 생산량 50만 대 달성 기념식 장면. 닛산 홈페이지 캡처

구조조정을 추진하던 닛산에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산 차량 25% 관세 부과는 시바크 공장 폐쇄의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 보고서에 따르면 닛산은 멕시코 생산 차량의 미국 수출 비중에서 폭스바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타격을 받는 업체로 분석됐다. 실제로 닛산은 2024년 멕시코 생산 차량의 53%에 달하는 32만6000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관세 영향은 시바크 공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는 멕시코 아구아스칼리엔테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QX50과 QX55 SUV의 생산을 무기한 중단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합작공장인 콤파스(COMPAS)도 2026년 초 폐쇄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 GLB 생산이 2026년 1분기에 중단될 예정이다.

오토모티브뉴스는 “트럼프 관세가 자동차 업계의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멕시코 생산 거점에 의존해 온 업체들의 전략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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