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30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2.83% 오른 7만26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테슬라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사흘 동안 10% 넘게 올랐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반등은 파운드리를 시작으로 향후 테슬라와 디스플레이, 전장(자동차부품), 배터리 등 전방위적인 협력 확대가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커진 영향입니다. 첨단 반도체 기술에서 여전히 경쟁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시각도 늘고 있습니다.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급을 주도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2조972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30일을 포함하면 3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국인의 월간 삼성전자 순매수가 3조 원을 넘긴 것은 2023년 4월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16%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반등하는 것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입니다. 삼성전자 반등에 힘입어 30일 코스피는 3,254.47로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습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삼성전자에만 쏠리는 것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이달 SK하이닉스를 순매도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SK하이닉스 주식 3375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로 전환하자 올 상반기(1~6월) 67.9%나 상승했던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달 들어선 10% 가깝게 하락하는 등 부진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보통 삼성전자를 팔고 SK하이닉스를 사거나, 삼성전자를 사고 SK하이닉스를 파는 등 투자 방향이 엇갈리는 편입니다. 올해도 미국의 관세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4월(순매도)과 새 정부 출범 후 증시가 급등했던 6월(순매수)만 방향이 겹쳤고, 그 외 다섯 달은 투자 방향이 엇갈렸습니다. 코스피에서 반도체 기업이 4분의 1에 달하는 만큼 포트폴리오 조절 차원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
결국 코스피가 3,200선을 훌쩍 넘 전고점(3,305.21)은 물론 4,000과 5,000을 넘으려면 반도체만으로는 힘에 부칠 수 있습니다. 올해 강세를 보이는 자동차, 조선, 바이오는 물론 다소 부진한 배터리, 석유화학의 반등과 저평가된 내수 산업도 함께 선전해야 5000시대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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