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오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마켓오’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 브라우니와 다쿠아즈, 단백질바 등으로 유명한 오리온 과자 브랜드 ‘마켓오(Market O)’와 동일한 이름이다. 모두 오리온이 운영하는 마켓오다. 지금은 과자 브랜드가 친숙하지만 사실 마켓오의 시작은 레스토랑이다. 조금 더 가면 마켓오를 시작하기 전 오리온은 라이선스 방식으로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를 운영했다. 베니건스 사업 경험이 마켓오 운영의 기반이 된 셈이다.
마켓오의 ‘O’는 유기농(Organic)과 숫자 ‘0’을 뜻한다. 자연주의 다이닝을 표방해 무첨가, 무화학 조미료 콘셉트가 반영된 브랜드라고 한다. 합성첨가물 없는 건강한 음식 철학을 강조한다. 이후 고급화로 차별화한 제과로 브랜드 영역 확장이 이뤄졌다. 식품 대기업이 운영하는 식당이면서 과자 브랜드인 셈이다.
도산대로 한복판에 있는 레스토랑 마켓오는 통유리 창으로 햇빛이 쏟아지는 높은 층고 실내와 130석 규모 널찍한 자리배치가 특징이다. 실제로 앉으면 옆 테이블과 간격이 넓어 쾌적하게 느껴진다. 식사를 하면서 사적인 대화도 가능해 보인다. 소개팅 첫 만남 장소로도 어울린다.
음식은 기본에 충실하다. 전반적으로 재료 자체가 신선하다. 재료 관리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과도한 조리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는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스테이크는 주문에 꼭 맞게 구워주고 고기 자체 품질도 우수하게 느껴진다.
가격대는 파스타가 2만~3만 원대, 스테이크는 4만 원대 수준. 코스 메뉴는 3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비슷한 급 레스토랑 가격대와 강남 압구정 일대 음식 가격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인다. 와인 무제한 서비스도 눈여겨 볼만하다.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저녁시간인 5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2만 원을 내면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소속 전문가가 상주해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 추천도 가능하다고 한다. 매장 수가 줄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다소 잊혀진 레스토랑 브랜드지만 압구정에 남아있는 마켓오는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최근 식품기업들이 외식 공간을 통해 브랜드 철학과 제품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 브랜드 가치를 오감으로 전달한다는 취지다. 오리온 마켓오 외에 오뚜기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롤리폴리꼬도’와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메밀단편’, 지평주조의 전통주 콘셉트 한식 오마카세 식당 ‘푼주’ 등이 있다. 상대적으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식품기업 레스토랑으로 마켓오는 이 분야 원조 격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는 식사 경험을 통해 브랜드 진정성과 품질, 철학 등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최근 이들 레스토랑은 건강이나 제철재료, 친환경, 비건 등 가치소비 트렌드와 연결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추세다. 또한 이러한 고객경험을 기반으로 브랜드 충성고객 확보도 용이하다고 한다. 메뉴에 반영된 소재나 스토리, 분위기 등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브랜드 경험의 연장선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인당 2만원으로 와인을 무제한 즐길 수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오리온의 경우 최근 공식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해 마켓오 레스토랑 황요한 셰프가 개발을 주도한 다양한 과자 활용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다. 쌀과자 뉴룽지와 예감 등을 활용한 아뮤즈부쉬(식전 한입 요리)와 꼬북칩 콘스프맛을 활용한 꼬북칩 토마토 치즈 그라탕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 셰프가 직접 개발한 레시피를 통해 과자를 요리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과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마켓오 레스토랑은 오리온이 추구하는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플래그십 매장으로 친숙하면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한다”며 “건강한 식문화를 지향하면서 좋은 식재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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