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최대’ 실적에도 하반기 부담 본격화
美 관세 15%로 하향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
현지 생산 확대·고수익 제품군 판매 전략 등
수익성·시장 점유율 고려한 전략 고심할 듯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이 한국에 적용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무역합의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5.07.31 평택=뉴시스
국내 타이어 업계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미국 관세 부담이 본격화하면서 수익성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최근 2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나란히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2분기 실적을 이달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2213억원, 영업이익 17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15.6% 늘어난 수치로, 영업이익률은 14.3%에 달했다.
넥센타이어 역시 윈터타이어와 신차용 타이어(OE)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늘어난 7638억원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629억원으로 69.5% 급증했다.
다만 이 같은 실적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이 최근 수입산 타이어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지만, 한때 ‘무관세’ 혜택을 누렸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관세 인하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환율과 물류비 등 복합적인 비용 요인이 겹치면서 하반기부터 수익에 경고등이 켜질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국내 타이어 업계는 대응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공장 증설을 통한 현지 생산 확대와 함께 고수익이 기대되는 프리미엄 및 18인치 이상 제품의 판매 확대로 수익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550만 본 수준인 생산 능력을 1100만 본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입산에 부과되는 관세 회피와 물류 효율을 동시에 노린 전략이다.
금호타이어도 고인치 중심의 신제품 확대와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 강화, 유럽 시장 수출 확대 등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유럽 내 신공장 건립도 추진하는 등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 대응력을 높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자구책에도 불구, 업계 안팎에선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타이어 업체의 가격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도 일부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고려한 해결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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