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과채류 가격 급등세…수입 과일 이어 냉동 채소 등 수요 대체
주요 유통 채널 수입산 비중 증가…국가별 관세·산지 다변화 수급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수입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2024.5.8 뉴스1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에 따른 과채류 생산량 변동성으로 가격 급등세가 전망이 되며 장바구니 물가가 비상이다.
특히 국내산 과채류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수입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관세 협상 관련 농산물 등 비관세장벽 세부 협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향후 수입산 품목 확대도 예상된다.
5일 농수산물유통공사와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농산물 수입액은 247억 6547만 달러(약 34조 3199억 원)로, 지난해 절반을(50.73%) 넘어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7월 관측보에 따르면 수입과일 변동 추이에서 오렌지 수입량(1~6월)은 지난해(9만 6009톤) 대비 상반기에만 이미 84.79%(8만 1409톤) 물량이 수입됐다. 망고(72.78%), 키위(56.82%), 체리(62.26%) 등도 지난해 대비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수입산 농산물 증가에 반해 국내산의 경우 폭염과 폭우 등에 따른 생육 부진 여파 등으로 생산량 감소와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 동향에 따르면 4일 기준 시금치는 전월 동기 대비 114.16% 큰 폭으로 올랐으며 토마토(+94.89%), 배추(+65.60%), 양배추(+10.47%), 브로콜리(+32.75%) 등도 오름세다.
문제는 통상 8월 하순부터 9월 상순 사이 태풍 영향권도 예상됨에 따라 생산량 변동에 따른 시세 안정화 불확실성이다. 추석상 대표 과일인 사과(+3.78%)는 3만 원(10개입 기준) 선으로, 배 역시 올해(1월~8월 4일 기준) 4만~5만 원 선을 등락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 무역 합의에서 농산물 등 비관세장벽은 논의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2025.7.31 뉴스1
일단 정부는 농산물 수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24일부터 6월 30일)에는 오렌지(20%)와 만다린(20%), 두리안(15%) 등에 할당관세를 적용했으며 파인애플의 경우 연말까지 15%가 적용된다.
수입산 농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경우, 매출 비중에서 수입산이 30%까지 오르면서 공급 안정화를 위해 개별 관세 국가별 신규 공급망 확대 등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감귤과 오렌지 수요를 겨냥한 미국산 만다린을 선보이면서 매출(1~7월)을 24% 끌어올렸다. 국내산 물량 확보 부족으로 뉴질랜드산 단호박과 베트남산 양배추 등 대응에 나섰으며 고물가 속 냉동 채소류 수요 증가에 따라 냉동고구마베지믹스(베트남), 냉동 아스파라거스(칠레산), 냉동 자숙이집트콩(이집트) 신규 운영에 나섰다.
특히 이마트의 수입 과일 판매 동향에서 보면, ‘대중성 과일’로 해석되는 연간 100억 원 이상 매출 품목은 바나나, 키위, 오렌지, 체리, 포도, 망고 등으로, 국내산 참다래와 포도 등 대체 수입 품목이 확대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도 최근 일반 오렌지 대비 크기(-40%)는 작지만 저렴한 가격의 미국산 오렌지를 500톤 이상 사전 매입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수입 블루베리 제품군도 약 40% 매출이 오르는 등 고물가 대응 일환으로 수입산을 확대하면서 매출 비중이 지난해 25%에서 올해 30%까지 상승했다.
홈플러스도 미국산 체리(53.1%), 블루베리(42.8%)를 비롯해 양배추, 양상추 등 수입 품목을 확대하면서 매출 비중이 지난해(25.4%) 대비 올해(31.3%) 크게 올랐다.
백화점들도 상품군 확대에 따른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전체 과일 품목 중 수입 과일 비중을 약 40%까지 확대하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도 오렌지(미국, 호주), 체리(미국), 망고스틴(태국), 자몽(남아공) 등 산지 다변화에 따른 매출(5.9%)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과채류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입산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수입국별 관세나 할당관세 변동성에 따른 산지 다변화로 대응 중으로, 수입산 대체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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