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에 위치한 켄싱턴호텔 여의도 호텔은 겉보기엔 일반 호텔처럼 보이지만 안에 들어서면 얘기가 다르다. 스테이크 옆에 대통령의 편지가 있고 해산물 뷔페 한 접시 들고 지나가다 보면 메이저리그 전설들의 트로피를 마주친다. 입장료도 없고 따로 관람동선도 없다. 그냥 식사하다 보면 어느새 전시품 앞에 서 있게 되는 공간인 이 곳은 ‘박물관형 호텔’이라는 말이 꽤 잘 어울린다.
방문한 이 날 호텔 로비에는 한 작가의 회화 작품 12점이 전시돼 있었다. 안내 문구를 보니 이랜드갤러리에서 선정한 작가의 작품을 분기마다 교체 전시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호텔을 오가는 손님들은 별도의 관람 절차 없이 그림 앞에서 잠시 멈췄고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켄싱턴호텔 여의도 뉴욕뉴욕 프레지던트룸 뉴욕뉴욕은 스테이크에도 진심이다. 요즘 진행 중인 ‘블랙 앵거스 프로모션’은 미국 농무부 CAB 인증을 받은 프리미엄 소고기를 메인으로 한 코스 메뉴가 구성돼 있다. 대표 메뉴인 ‘러브 인 뉴욕’은 연어, 대게, 바닷가재, 안심, 푸아그라, 트러플, 캐비아 등 고급 식재료가 총출동한 7코스다. 가격은 15만9900원이다. 기념일을 맞은 고객은 케이크·꽃다발·토퍼 패키지도 예약시 4만99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켄싱턴호텔 여의도 다이닝 브로드웨이의 ‘보양진미’ 프로모션켄싱턴호텔의 다이닝키친 ‘브로드웨이’는 이름 그대로 뉴욕의 공연 거리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이다. 내부에는 오래된 LP판과 흑백 공연 사진, 뮤지컬 포스터들이 벽면을 따라 배치돼 있다. 구성 자체는 간결하지만 뉴욕 브로드웨이의 레트로한 감성을 연출한다. 거창하지는 않아도 식사하면서 한 번쯤 둘러보게 되는 시각적 재미가 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현재 ‘보양진미’ 콘셉트로 여름 시즌 뷔페를 운영 중이다. 음식 종류가 화려하거나 넘치진 않지만 장어초밥·양갈비·도미와 연어 사시미·도가니탕 등 메뉴 구성이 알차고 탄탄하다.
켄싱턴호텔 여의도 스포츠펍 콘셉트의 양스 앤 메츠 브로드웨이 내부에는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을 따라 한 층 올라가면 ‘양스 앤 메츠(Yanks & Mettz)’라는 이름의 펍 공간이 연결된다. 뉴욕 양키스와 메츠, 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그 구단 관련 소장품이 전시된 스포츠 테마 공간이다. 베이브 루스의 500호 홈런 사인볼부터 시작해 행크 아론, 마이크 슈미트 등 전설들의 트로피와 유니폼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특히 올 여름부터는 브로드웨이 뷔페 음식을 이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확장 운영되고 있다. 식사 공간이 보다 프라이빗하고 조용해 모임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스포츠 전시를 곁들일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이다.
켄싱턴호텔 관계자는 “켄싱턴 호텔 여의도는 ‘머무는 곳’ 그 이상을 지향한다”면서 “모든 전시는 숙박 여부와 상관없이 식음 시설만 방문해도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도 없고, 별도 큐레이터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14층 더 뷰 라운지에도 전시 공간이 마련됐는데 이 공간은 이그제큐티브 객실 투숙객만이 이용 할 수 있다. 더 뷰 라운지에는 뉴욕뉴욕 스테이크 하우스에 있는 소장품과는 또 다른 구성으로 핵실험 금지조약 서명시 사용됐던 케네디대통령의 만년필, 연방고속도로건설법에 서명했던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만년필 등 미국 대통령 관련 기념품들이 따로 전시돼 있다. 이 전시물들 역시 전부 경매를 통해 구매한 진품이라고 한다.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문화 체험이 가능한 호텔’이다. 로비에서 그림을 보고, 스테이크를 먹으며 대통령의 편지를 구경하고, 사시미를 앞에 두고 홈런왕의 사인볼을 지나간다. 무엇보다 의도된 동선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경험되는 동선이라는 점이다. 식사도 하고, 구경도 하면서 이야기할 거리도 생기는 공간. 전시를 보러 간 게 아닌데 어느새 전시를 본 기분이 드는 이 호텔은 확실히 ‘머무는 것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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