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 조정 갈등…신라·신세계 ‘인하’ 요구에 공사 ‘거부’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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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 구역에서 공항 이용객이 각종 면세점을 지나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둘러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국내 면세점 사업자 간 ‘임대료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1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은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제기한 임대료 인하와 관련해 14일 2차 조정에 나선다.

앞서 신라·신세계면세점은 4∼5월 각각 인천지방법원에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1·2 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는 내용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6월 30일 1차 조정기일이 잡혔지만 공항공사 측은 법원에 조정안 수용이 불가하다는 의견서를 냈다. 이어 14일 2차 조정기일이 잡혔으나 공항공사 측은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 부진과 개별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 고환율 등으로 면세점 이용자가 급감하고 있어 현재 임대료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두 면세점이 공사 측에 매달 지급하는 임대료는 약 300억 원 수준인데, 매출 부진으로 매달 5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임대료는 국제입찰을 통해 확정된 것이라 조정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공항 임대료는 원래 고정 금액이었다가 2023년 7월 여객수 연동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입찰 당시 예측과 달리 여객 수와 면세점 매출 간 상관관계가 깨져 여객 수가 늘어나도 매출이 늘지 않고, 오히려 임대료 부담만 커져 이익은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 면세점 측의 설명이다.

신라·신세계 면세점은 조정이 결렬되면 공항 면세점 철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업자가 빠지고 재입찰이 이뤄지면 중국 등 해외 업체의 인천공항 면세구역 장악 우려도 나온다.

이같은 공항과 면세점 갈등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태국과 홍콩 등에서도 면세사업자가 공항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중국 상하이 국제공항은 면세 업황이 악화한 점을 고려해 면세사업자의 임대료를 감면하는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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