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베이징의 로봇업체 ‘쑹옌둥리’ 본사에서 창립자 장저위안이 올 4월 마라톤 대회에서 준우승한 휴머노이드 로봇 ‘N2’를 안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백플립(공중제비), 마라톤 완주. 다음 목표는 가사 로봇입니다.”
4일 중국 베이징 창핑구에서 휴머노이드 제조업체 ‘쑹옌둥리’의 장저위안(姜哲源·27)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났다. 회사 로고가 있는 검은색 반팔 셔츠를 입은 장 창업자와 만나는 내내 그의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그는 “직원 140여 명의 스타트업에서 기술 개발, 생산 관리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중국의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출생자) 세대’를 대표하는 기업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중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후 이공계 명문 칭화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2023년 박사 과정을 중단한 채 소셜미디어에서 또래의 로봇광들을 모아 쑹옌둥리를 창업했다.
사업 초기 기술을 개발해도 로봇을 팔 수 없다 보니 창업 1년여 만에 자금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올 4월 베이징에서 열린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가 그와 회사의 운명을 바꿨다. 쑹옌둥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N2’가 준우승을 차지한 것. 그 뒤 한 달 만에 1000대 주문이 몰렸고, 대량 생산 돌입 두 달 만인 지난달에 ‘월 100대 출하’를 달성했다.
장 창업자의 새로운 목표는 5년 안에 여러 조건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사 로봇을 만드는 것. 그는 “지금도 신발끈을 묶고 빨래를 개는 로봇이 있지만 특정 조건과 환경에서만 가능하다”며 “진짜 사람처럼 어떤 상황에도 빨래를 개려면 수천만 시간을 반복 훈련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했다.
N2의 가격은 경쟁업체 유니트리가 개발한 또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인 ‘G1’의 절반도 안 되는 3만9000위안(약 750만 원). 그는 최근 ‘로봇업계의 샤오미’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에 감동을 주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똑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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