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행동 분석해 개인화 마케팅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구축할 것”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현대카드는 향후 10년 안에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글로벌 투자사 사스트와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퓨처마켓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글로벌 AI 지출 규모(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서비스 등 모두 포함)는 올해 6440억 달러(약 8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존 산업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sS) 전체 지출은 2950억 달러(약 411조 원)로 예상된다.
AI 플랫폼 시장이 유망한 이유는 업무에 수반되는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이고 생산성은 대폭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AI 특유의 유연성 덕에 신기능 출시도 단기간에 가능하다. 반면 기존의 정형화된 프로그램들은 개선과 변화 적응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현대카드가 내놓은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는 ‘태그(Tag)’ 개념을 이용해 고객 데이터 관련 단순 인구통계학적 분류가 아닌 실제 행동 패턴을 분석해 초개인화된 마케팅이 가능하다. 현대카드는 “이미 현대카드 내에서 기존 마케터보다 6배 높은 효율을 거뒀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19개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표시신용카드) 파트너사와 ‘데이터 코스모스’라고 불리는 데이터 동맹을 구축했다. 총 3억 명에 달하는 데이터 동맹 회원을 대상으로 3000건이 넘는 마케팅 협업을 진행했다.
일본 3대 신용카드사 SMCC(Sumitomo Mitui Card Company)는 6개월간의 검증 끝에 지난해 10월 유니버스를 구매했다. SMCC는 유니버스로 AI와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해 가맹점 판촉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 여신 업무, 고객 상담, 부정 사용 감지 등 전사적인 영역에도 유니버스의 AI를 도입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는 “북미, 유럽, 중동 등에서도 유니버스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금융사 중에서 AI 플랫폼을 판매해 대형 수익을 올린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맥킨지 앤드 컴퍼니’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카드의 목표는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현대카드와 유사한 PLCC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직원 4분의 1이 디지털 관련 인력일 정도로 테크 기업으로 변신했다”며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해외 카드 및 결제 사업자들에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PLCC 데이터 파트너십 성공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상용화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마케팅, 금융, 디지털 영역에서 이뤄낸 디지털 혁신을 앞으로의 도약을 위한 강력한 기반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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