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개선 속 건설투자 ―8% 전망
“반도체 관세 등 통상 불확실성 여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가 0.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소비와 수출이 개선되겠지만 건설투자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해 0%대 성장률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KDI는 12일 이 같은 내용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앞서 5월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발표한 1.6%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날 수정 전망에서도 이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내년 성장률도 1.6%로 기존 전망과 같았다.
2차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소비부양책 등으로 올해 민간소비가 1.3%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1.8% 늘어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하지만 건설투자가 지난해(―3.3%)에 이어 큰 폭(―8.1%)으로 쪼그라들어 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분석됐다. 5월 전망 때 올해 건설투자가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번에 예상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올해 수출은 미국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2.1% 증가하며 지난해(6.8%)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상품 수출 증가율이 1.2%에 그칠 것으로 봤다. 5월 전망보다는 다소 개선됐는데 김지연 KDI 전망총괄은 “관세 협상으로 통상 불확실성이 줄었지만 이는 5월 전망에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DI는 최근 미국에서 예고한 반도체 관세 부과 여부 등 통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수출이 많기 때문에 관세가 높아진다면 전망의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소비 회복 등으로 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15만 명으로 5월 전망(9만 명)보다 6만 명 올려 잡았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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