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남중국해 내 쯔엉사 군도를 놓고 중국과 영유권을 두고 분쟁 중이어서 최대한 빨리 무기를 확보하려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성능과 가격 조건이 적합한 K9 자주포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에스토니아, 인도, 이집트, 노르웨이, 루마니아, 호주, 폴란드, 핀란드, 튀르키예(가나다순) 등 10개 국가에 K9 자주포가 수출됐다.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최근 국내 방산업체들은 동유럽 시장에 집중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지금까지 200문 이상의 K9을 공급했고, 아직도 인도해야 할 물량이 152문 남아 있다. 54문 수출 계약을 맺은 루마니아에는 아예 생산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과 동남아 여러 국가가 영토·영유권 분쟁을 벌이면서 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무기 수출 시장이 빠른 시간 내에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6월 방위사업청은 필리핀 국방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FA-50 경공격기 12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2014년 12대를 수출한 후 11년 만의 ‘재계약’으로 약 1조 원(약 7억 달러) 규모에 달했다.
특히 필리핀은 현재 최소 30대 규모의 다목적 전투기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이라 미국과 일본 등 다수 국가가 주목하고 있다. 후보 기종으로 현재 한국의 KF-21도 언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2 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도 동남아 방산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 방산시장의 경쟁 국가로는 미국과 일본이 꼽힌다. 미국은 강력한 전투기 기술력으로, 최근 헌법 9조를 개정해 무기 수출 길을 틔운 일본은 함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한국 방산업체들이 무기 판매와 함께 기술 이전을 약속할 경우 동남아 국가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 대부분이 단순 무기 구매가 아닌 기술 이전을 포함한 계약을 원하고 있다”며 “동유럽 진출 때도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이 큰 도움이 된 것처럼 아시아 시장에도 이 같은 ‘옵션’을 제시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