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외식 물가 25% 올라…김밥 39%·햄버거 37%↑
‘점심값 아끼자’ 편의점 매출 급증…소비쿠폰도 영향
18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한 시민이 편의점 간편식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2025.6.18/뉴스1
최근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점심값이 급상승하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점심 부담이 커지면서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과 학생들은 외식 대신 편의점 같은 가성비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몰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외식 부문 소비자물가지수는 125.08로 나타났다. 기준 연도인 2020년(100)과 비교해 5년 동안 외식 물가가 약 25% 뛰었다는 얘기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6%·7월 소비자물가지수 116.52)을 상회한다.
특히 점심 시간 직장인들이 가볍게 이용하는 김밥(39%), 햄버거(37%) 등 품목의 가격이 지난 5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르면서 부담이 커졌다. 이 외에도 짜장면(34%), 라면(32%), 갈비탕(32%), 돈가스(30%), 설렁탕(28%), 김치찌개백반(27%) 등 가격도 대거 올랐다.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관련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점업 생산지수(불변 기준)는 2022년(115.0)을 정점으로 2023년(114.2), 2024년(112.0), 2025년 6월(110.2)까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외식 산업의 생산 활동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그만큼 외식 소비가 축소되고 있다는 얘기다.
외식 물가가 이렇게 오른 건 식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고환율 밀가루 등 수입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고, 최근에는 폭염·폭우로 농축산물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외식 물가 상승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견해가 많다.
18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한 시민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편의점 간편식을 고르고 있다. 2025.6.18/뉴스1
점심값 부담이 커진 이들은 편의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CU에 따르면 올해 1~4월 간편식 매출의 입지별 비중은 △주택가 30.7% △오피스 20.2% △대학가 18.6% 순으로 높았다.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과 학생들이 식당 대신 편의점을 찾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최근 편의점의 삼각김밥·도시락·샌드위치 등 간편식 매출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각 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U의 간편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GS25도 프레시푸드(FF) 매출이 14% 증가했으며, 세븐일레븐도 도시락(20%)·삼각김밥(15%) 등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에는 소비쿠폰이 지급된 점도 편의점 간편식에 대한 수요를 더욱 키웠다. 오는 9월 2차 소비쿠폰이 지급되면 편의점에서 가성비 식사를 찾는 경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는 관련 수요 선점에 나섰다. 지난달 세븐일레븐은 밥과 반찬을 20% 이상 늘린 ‘한도초과 기사식당 도시락’을 출시했다. 손님들이 가격 때문에 외식 대신 편의점을 찾는 만큼 최대한 가성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GS25는 상반기 앱을 통해 도시락을 사전 예약하는 서비스의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57%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간편식이 한창 고급화되는 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어떻게든 가격을 낮추고 가성비를 높이는 추세”라며 “몇 백원만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해도 매출액이 오르는 등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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