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못 빼” 日 수출 포기 과자업체, 독도새우 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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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름’ 광복 80주년 맞아 출시…‘독도사진·강치’ 넣어
“아이들 과자 통해 독도랑 가까워졌으면”

포장지의 독도 그림을 빼는 조건의 일본 수출을 거부해 ‘독도과자’ 업체로 알려진 전남 장성 유아용쌀과자업체 ‘올바름’이 인기 애니 ‘브래드이발소’와 콜라보해 독도새우를 넣은 신제품 ‘올라이스칩’을 출시한 비화를 SNS를 통해 전하고 있다. (올바름 SNS 캡쳐. 재배포 및 DB 금지) 2025.8.14/뉴스1
포장지의 독도 그림을 빼는 조건의 일본 수출을 거부해 ‘독도과자’ 업체로 알려진 전남 장성 유아용쌀과자업체 ‘올바름’이 인기 애니 ‘브래드이발소’와 콜라보해 독도새우를 넣은 신제품 ‘올라이스칩’을 출시한 비화를 SNS를 통해 전하고 있다. (올바름 SNS 캡쳐. 재배포 및 DB 금지) 2025.8.14/뉴스1

“독도과자라는 별명을 얻게 됐는데 그러면 진짜로 독도의 맛을 담아보자 마음먹고 독도새우를 수소문한 끝에 독도새우과자를 만들게 됐습니다.”

일본 수출을 하고 싶으면 포장지의 ‘독도 그림’을 빼라는 제안을 거절하고 독도를 지킨 전남 장성의 한 유아용 과자업체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도새우가 들어간 과자로 다시 한번 독도를 기억했다.

전남 장성 소재 업체 ‘올바름’은 지난 13일 독도와 울릉도, 제주도 특산물을 넣은 신제품 ‘올라이스칩’을 출시했다.

출시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작 비화도 공개했다. 올바름은 전남 장성에서 지역의 유기농 쌀과 자일리톨을 이용한 유아용 떡뻥과자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2021년부터 제품 포장지 뒷면에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 그림을 표기해 왔는데 지난해 일본 수출 제안을 받았다.

연 매출 15%에 달하는 달콤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 있었다.

‘포장지 뒷면의 독도 그림을 지워야 한다.’

김정광 올바름 대표는 “수출을 위해 자존심을 팔 수는 없었다”고 거절하며 소신을 지켰다.

이 사연이 맘카페 등으로 전해지자 올바름은 ‘독도과자’로 명성을 떨쳤다. 소비자들의 주문은 폭주했고 전 제품이 동나며 이른바 ‘돈쭐’(돈+혼쭐)이 난 업체로도 알려졌다.

전남 장성 유아용 쌀과자업체 ‘올바름’이 인기 애니 ‘브래드이발소’와 콜라보해 독도새우를 넣은 신제품 ‘올라이스칩’을 출시했다. 포장지 뒷면에는 독도의 사진과 독도상징 동물인 강치를 담았다.(올바름 SNS 캡쳐. 재배포 및 DB 금지) 2025.8.14/뉴스1
전남 장성 유아용 쌀과자업체 ‘올바름’이 인기 애니 ‘브래드이발소’와 콜라보해 독도새우를 넣은 신제품 ‘올라이스칩’을 출시했다. 포장지 뒷면에는 독도의 사진과 독도상징 동물인 강치를 담았다.(올바름 SNS 캡쳐. 재배포 및 DB 금지) 2025.8.14/뉴스1


김 대표는 멈추지 않았다. 올해 국내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브래드이발소’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며 “이름만 독도과자가 아니라 정말로 독도를 담아보자”는 취지로 진짜 ‘독도새우과자’ 제작에 나섰다.

고가의 독도새우를 분말로 구하기 쉽지 않았으나 독도에 꾸준히 기부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구현희 독도관리사무소장의 도움을 받아 독도 새우업체와 연결됐다.

독도새우를 찾아 김 대표가 울릉도를 4차례 찾는 여정 끝에 6개월 만에 독도새우가 함유된 올라이스칩이 탄생했다. 이번 제품에는 독도 그림이 아닌 선명한 ‘독도 사진’과 일제의 남획으로 멸종한 독도 ‘강치’를 담았다.

독도에 살던 토종 바다사자인 강치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됐는데, 어린이들이 독도와 함께 기억할 수 있도록 캐릭터로 제작했다.

여기에 독도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대표 섬인 제주도의 우도땅콩과 울릉도의 특산물인 호박조청을 사용한 인절미 맛과 구운옥수수 맛도 함께 출시했다.

신제품 출시와 광복 80주년을 맞아 김 대표는 이 제품을 19일까지 최대 74% 할인 판매한다. 출시와 함께 독도사랑운동본부에도 정식 후원을 시작한다.

올바름은 원래 ‘명품과자’로 유명했다. 한국 프리미엄브랜드 진흥원에서 주최한 ‘2020 대한민국 고객만족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수출길은 어려워졌지만 지난해 말에는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

지역 향토업체의 약진을 돕기 위해 장성군도 올해 도지사품질인증제품 디자인제작지원사업을 통해 포장재 디자인 비용 등 450만 원을 지원했다.

김 대표는 “과자 하나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는지를 고심한 끝에 독도새우과자를 만들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독도가 멀고 낯선 섬이 아닌 입으로, 기억으로, 마음으로 가까워지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성=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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