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새롭게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공모주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강화된 기업공개(IPO) 제도로 인한 눈치보기로 훈풍이 이어질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8월 코스피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13개 종목(리츠·스팩 제외) 중 12개 종목(92.3%)이 상장 첫날 상승 마감했다. 13개 종목 중 14일 종가가 공모가 이상인 기업도 9개(69.2%)다.
1일 코스피에 상장한 대한조선이 대표적이다. 대한조선은 상장 첫날 공모가(5만 원)보다 84.8%가 오른 9만2400원으로 첫발을 뗐다. 이후 8만8400원까지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76.8%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12개 종목 중 8개 종목도 현재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6월 상장한 키스트론(50.6%), 지난달 상장한 뉴엔AI(52.7%), 싸이닉솔루션(66.2%) 등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지에프씨생명과학도 상장 후 21.2%의 수익률을 올렸다.
올 4월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 부진과 맞물려 기업들이 상장을 자진 철회하거나 일정을 연기하기 일쑤였다. 2월 상장한 LG CNS같이 ‘대어’로 꼽혔던 종목도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10% 밑돌면서 IPO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LG CNS의 14일 종가는 공모가에 비해 16.6%나 높다. 이는 6월 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코스피가 19.57%, 코스닥이 11.02% 상승하는 등 투자 심리가 살아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IPO 제도가 개선된 뒤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어 공모주 훈풍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공모를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6월 30일 한라캐스트(이달 20일 상장 예정)가 마지막이다.
지난달부터 개선된 IPO 제도는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를 막기 위해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물량을 확대했다. IPO 주관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중 30~40%를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