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기대감에, 금융사-기업들 채권 발행 ‘봇물’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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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한투금융-DB손보부터
두산퓨얼셀-이랜드월드 등까지
18곳서 5조7500억대 발행 채비
기관들 우량채권 위주 매입 늘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에 신용도가 높은 금융회사부터 투자가 가능한 곳 중 사실상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BBB급 기업까지 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내리면 채권을 발행하는 기관은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투자자들도 금리가 떨어지면 보유 채권의 가격이 오를 수 있어 ‘회사채를 미리 사두자’는 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기관투자가, 우량 채권 중심으로 사들여”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기관은 14일 기준 18곳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이 BBB급인 두산퓨얼셀과 이랜드월드, 한진, 케이카캐피탈 등이 발행 계획을 세웠다. 하나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DB손해보험 등 금융사들은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준비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회사채 발행 규모가 최대 1조 원 규모로 예상된다. 발행 액수는 발행사가 정한 목표 금액에서 추후 수요 예측을 고려해 결정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최대 5000억 원, 4000억 원으로 비교적 큰 편이다. 하나에프앤아이도 최대 3500억 원 수준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일반 기업으로는 SK㈜가 최대 4500억 원, SK이노베이션이 6000억 원을 고려할 정도로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회사채 발행 기관은 지난해 8월 14일 기준 16곳에 비해 12.5% 늘었고, 이들의 최대 발행 금액 기준 총액 역시 5조7500억 원으로 지난해(4조5800억 원) 대비 25.5% 많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채권을 매수하려는 자금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기관투자가들은 우량 채권 위주로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금융사가 이같이 적극적으로 채권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하며 예상치(2.8%)를 밑돌았다. 월간 상승률(0.2%)도 6월(0.3%)보다 낮고, 예상치에 부합했다.

“A등급 이하 채권은 투자 주의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를 내리라는 거센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고집스러운 얼간이, ‘너무 늦는(Too Late)’ 파월은 당장 금리를 대폭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다음 달 ‘빅 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이 필요하다고 12일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 상승해 시장의 예측치인 2.5%를 크게 웃돌아 빅 컷 기대가 다소 꺾인 분위기다.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회사채도 옥석을 가려 신중하게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 연구원은 “신용등급 A등급 이하의 채권은 최근 홈플러스와 여천NCC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됐기에 당분간 저등급 채권에 대한 수요가 부진할 수 있으니 투자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준#금리인하 기대감#금융사#채권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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