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심장질환, 여성은 알츠하이머 위험 높아”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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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올드&]
Y염색체 줄어든 男, 심혈관 협착 증가
여성은 폐경후 에스트로겐 분비 줄면
알츠하이머 치료 능력-기억력 떨어져

최근 성별에 따라 남성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여성은 알츠하이머 질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과 남성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성염색체와 호르몬에 의해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과학계에 따르면 최근 라르스 포르스베리 스웨덴 웁살라대 교수팀은 나이가 들면서 남성의 면역세포에서 Y 염색체가 줄어들며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발표했다. 남성과 여성은 성염색체로 구분되는데, 남성은 X와 Y를, 여성은 X 염색체 두 개를 가지고 태어난다. 학계에서는 성염색체 차이로 인해 성별에 따라 질병 위험도가 다를 것이라고 추측해 왔다.

연구진은 50∼64세 사이 3만154명의 혈관 영상과 혈액 DNA 결과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Y 염색체가 많이 소실된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심혈관 질환 중 하나인 관상동맥 죽상경화증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았다.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은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며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는 질환이다.

남성 그룹에서도 Y 염색체의 소실 정도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졌다. Y 염색체는 주로 백혈구와 같이 빠르게 분열하는 면역세포에서 소실된다. 연구진은 남성 참가자를 혈액 내 백혈구에서 Y 염색체가 소실되지 않은 그룹, 10% 이하로 소실된 그룹, 그 이상 소실된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그룹별로 혈관이 좁아진 정도, 즉 ‘혈관 협착 정도’를 비교하자 Y 염색체가 가장 많이 사라진 그룹은 약 75%, 10% 이하인 그룹은 약 60%, 소실이 없는 그룹은 약 55%에서 혈관 협착이 발견됐다. 여성의 경우 30% 이하였다.

반면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안나 본코프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교수팀은 여러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과 같은 여성 호르몬이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여성의 경우 50대에 접어들면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과 같은 성호르몬의 분비가 크게 줄어든다. 연구진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폐경 연령이 빠를수록 알츠하이머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에스트로겐이 기억력을 높이고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유력한 약물 후보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본코프 교수는 “폐경 시기에 뇌와 면역 시스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혈관 질환#알츠하이머#호르몬#심혈관 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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