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68% 하락한 3,130.09로 장을 마쳤다. 장중 2%대의 하락세를 보이다 오후에 기관이 5163억 원 순매수하며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277억 원, 3927억 원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5원 오른 1398.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1399원까지 오르며 14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3.5% 하락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35.26%나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6월 출범한 새 정부의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코스피는 6, 7월 두 달 동안 20% 넘게 급등했다. 그러다 7월 말 세법 개정안 발표 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올해 증시를 주도한 반도체와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 등 주도주가 부진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한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00조 원이 넘는 대형주임에도 올해 1∼7월 50% 넘게 상승했다. 지난달 중순 고점 기준으로 시총이 218조4000억 원까지 늘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6.6% 하락했다. AI 거품론이 제기되며 19일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들이 20일 하루에만 2.85%가 빠졌다.
미국과의 협력 기대로 고공행진한 조선주 주가도 이달 들어선 부진했다. 올 1∼7월 한화오션(200.67%), HD현대중공업(70.6%), 삼성중공업(68.5%) 등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주가가 최대 8%가량 하락했다.
미국과의 협력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조선업 실적에 긍정적이지만 정부와 여당이 강하게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업의 특성상 각 기업의 협력사는 수천 곳에 달한다. 여당이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기업들이 이들 노조와 일일이 협상해야 한다. 또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위해선 현지 투자가 불가피한데 노조가 반대하면 무산될 수도 있다.
방산과 원자력의 대표 종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는 올 1∼7월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커지며 방산 수요가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방산주 주가는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한전기술 등 원자력 기업들의 주가는 원전 ‘굴욕 수주’ 논란에 곤두박질쳤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불공정 계약을 맺어 앞으로 한국의 원전 수주가 불리해졌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전망에 걸맞은 실적을 증명해야 한다”며 “세법과 상법 개정안도 당초 기대에 못 미쳐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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